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7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에서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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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0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핵심 요구사항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다.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격인 안전운임제는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적·과속운전을 방지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컨테이너·시멘트 등 일부 품목에 대해 2020년부터 3년 일몰제(올해 12월31일 종료)로 운영돼왔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전 차종·품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큰 이유는 유가 폭등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안전운임제 없이는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ℓ당 2025.2원을 기록 중이다. 서울 용산의 한 주유소는 경유 가격이 299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유례없는 3000원 선 돌파까지 예고되고 있다. 경유 가격은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 넘도록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휘발유 가격도 추월하면서 화물운송, 경유차량 운전자들은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유 가격도 급등하면서 세계적으로도 충격파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의 경유 평균 소매가격은 올 들어 55% 이상 급등하면서 국제유가(WTI 기준) 가격 상승률(35%)보다 더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유 차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럽에서도 지난 1년간 경유 도매가격이 88% 증가했다.
세계적인 경유값 급등 현상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기인하고 있다. 러시아산 경유는 유럽 전체 경유 소비량의 14% 차지해왔는데,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제재조치 영향으로 국제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올 들어 글로벌 정유사들이 항공유 생산을 늘린 것도 경유값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등유의 일종인 항공유는 경유와 끓는 점이 비슷해 같은 설비에서 생산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홀로 경유값을 내려 파업 명분을 없애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는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는 강력 경고 외에는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국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국회로 공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국회도 사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일몰제 폐지 조항 등이 담긴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지만 국회는 선거 이후 어수선한 상태에서 하반기 상임위 구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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