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무기한 총파업’ 예고. 화물연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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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화물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확대 등을 요구하며 7일 0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약 한 달만에 예고된 첫 대규모 파업으로,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말부터 노동계가 촉구해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가 배경이다. 화물 차주의 낮은 운임으로 인한 운송서비스 품질저하, 과속 및 과로에 의한 사고발생 등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안전운임제도가 시행됐지만, 올해 말 종료된다. 화주와 운송사업자들의 반발로 3년 유효기간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안전운임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하고 있다. 또한 안전운임 적용 대상을 현재 2개 품목(특수자동차로 운송되는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외에 다른 차종·품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경유 가격이 지난달 24일 ℓ당 2000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오르는 것도 원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화물 운송차량에 주로 쓰이는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ℓ당 2021원으로 1년 전(1398원)보다 40% 이상 올랐다. 화물연대는 유가 인상에도 안전운임제도를 적용받지 못하는 화물노동자들은 운임 변동이 없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총파업은 새 정부가 노동계와의 관계 설정은 물론 노동정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며 친기업 성향을 보이고 있고, 새 정부는 총파업 시작 전부터 연일 ‘강경대응’ 목소리를 내며 긴장감이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경제단체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인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경제단체장들은 “(노조 불법 파업에) 공권력 집행이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어렵고 복잡한 규제는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총파업 예고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우리 경제와 국민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며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속적으로 화물연대와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 불법행위에 대해 끝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은 “화물노동자들에게 일종의 최저임금 역할을 하는 안전운임제가 규제로 받아들여져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며 “정부는 노동자들이 경제위기 속에 운송료 인상만 요구한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는데, 저희는 경제위기에 가장 열악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화물노동자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권력 투입 엄포를 놓는 것은 노조탄압으로, 정부가 보다 신중히 중재 노력에 임해달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총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다른 노조원들과 연대 하면서 (총파업이) 격화할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갈등이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동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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