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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한·미 핵항모 훈련 끝나자마자, 김정은 8발 쐈다…발사 수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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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현충일 전날인 5일 북한 전역의 4곳에서 35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쐈다. 북한의 역대 탄도미사일 도발 중 최대 발사 수다. 지난달 25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2발을 섞어 쏜 이후 11일만으로 올해 들어 18번째 미사일 도발(방사포 포함)이다.

이번 발사를 두고 정부 안팎에선 “전날까지 3일간 한ㆍ미가 4년 7개월 만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에 나선 것에 대한 시위 성격”이란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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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일 북한이 KN-23 등을 8발 섞어 발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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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8분부터 9시 43분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SRBM 8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각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10~670㎞, 고도는 약 25~90㎞, 속도는 마하 3~6으로 탐지됐다”며 “세부 제원은 한ㆍ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4개 장소에서 각 2발씩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을 쏜 것으로 파악했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종류와 관련해선 “여러 종류”라면서 “(미사일 낙하지점이) 특정 탄착을 형성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들이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의 4곳 8발 발사는 북한 전역의 곳곳에서 동시에 미사일을 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여러 지역에서 한꺼번에 쏴서 한·미 미사일방어망을 뚫는 동시에 남한 내 복수의 타깃을 일거에 타격하는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무더기 미사일 공격에 핵탄두 미사일을 숨겨놓을 경우 신속하게 핵미사일을 골라내 요격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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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에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재래식 탄도미사일 등을 섞어 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변칙기동으로 비행한 탄도미사일이 최소 1발 이상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KN-23은 미사일이 정점 고도에서 하강하다가 다시 위쪽으로 솟구치는 풀업(pull-up) 기동을 하는 변칙비행이 특징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3종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거리 110㎞의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4월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라며 다연장 형태로 시험발사했던 개량형 KN-23 추정 미사일이고, 나머지는 KN-23과 스커드-B급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단거리 전술지대지미사일인 KN-24, 초대형 방사포인 KN-25 등을 발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괌엔 B-1B 폭격기 4대 배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이 항모전단을 동원한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권 전 교수는 “항모는 워낙 크고 기동성이 떨어져 북한이 가진 KN-23, 극초음속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한반도 유사시 증원전력 상황을 고려해 북한이 가진 총 전력을 투사하는 시위 성격의 훈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리는 환태평양훈련(RIMPACㆍ림팩)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 해군 전단이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공해에서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모강습단과 연합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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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훈련 마지막 날인 이날 양측 전력 함정 6대와 항공기 3대가 대열을 형성해 항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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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엔 해군의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1만450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KDX-Ⅱ급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이 동원됐다. 미 해군은 핵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 이지스 순양함인 엔티텀함, 이지스 구축함인 벤폴드함, 군수지원함인 빅혼함이 나왔다.

한ㆍ미가 다국적 훈련이 아닌 양국 연합훈련 차원에서 핵항모를 동원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이와 별도로 미군은 한반도에서 가까운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초음속 폭격기인 B-1B ‘랜서’ 4대를 최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ㆍ미는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항모와 폭격기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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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 4대가 포착됐다고 미 군사전문 매체인 워존이 이날 보도했다. 사진 플래닛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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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차 핵실험과 이번 미사일 발사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박사는 “핵실험을 전후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해당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겠다는 뜻”이라며 “7차 핵실험이 이런 미사일에 실을 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북한의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은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을 3개월 앞둔 2006년 7월 5일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2호를 포함한 미사일 7발을 동시에 발사한 사례가 있다. 당시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연계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철재ㆍ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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