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에 모여든 뒤 '끈끈이 트랩'에 잡힌 동양하루살이. 남양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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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과 얼굴로 날아들기도…숨쉬기도 어려울 정도
동양하루살이 성충의 활동 기간은 5월에서 9월까지다. 불빛을 보고 몰려들기에 밤이면 바비큐 등 야외 취사와 걷기, 달리기, 자전거 라이딩도 힘들 정도다. 개체 수가 워낙 많아 입을 벌리고 뛰다 보면 입속까지 날아드는가 하면 마스크를 벗으면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떼를 지어 얼굴로 달려들기까지 한다.
한강 변인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와 삼패동 주민들은 동양하루살이로 인해 여름마다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 동양하루살이는 생김새로 인해 ‘덕소 팅커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6년째 지속 중인 이런 피해는 3년 전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 퇴치 친환경 방제 약품 살포. 남양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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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여파로 야외 활동 본격화해 대책 시급
올해는 지난 4월 18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여파로 한강 일대에서의 야외 활동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줄어 개체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남양주시는 이에 따라 가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방제에 나서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시는 2020년 5월 ‘동양하루살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남양주시의 고민은 한강과 주변 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이어서 효과가 좋은 퇴치 수단인 살충제 같은 화학약품을 살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동양하루살이의 개체 수가 워낙 많은 데다 확실한 방제 수단도 딱히 없어 단박에 퇴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동양하루살이 잡이 ‘방제포’ ‘포충기’. 남양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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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약품 살포, 흡입기로 포집, 끈끈이 트랩 설치
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친환경(유기농) 약품을 살포해 하루 세 차례 방제하는 등 가용 가능한 친환경적인 방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시는 여름밤마다 물대포를 쏘고 모터보트를 활용해 수변의 물을 뒤집는다. 흡입기를 활용해 동양하루살이를 집단 포집도 하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등이 지난달 26일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천 한강 합류지점에서 동양하루살이 유충을 잡아먹는 대농갱이를 방류하고 있다.남양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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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방제포, 포충기, 끈끈이 트랩 등을 설치해 계속 잡아내고 있다. 문행심 남양주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이 결과 2020년에 비해 지난해 동양하루살이 개체 수가 50%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천적을 활용한 동양하루살이 퇴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적 토종어류인 대농갱이를 한강에 방류해 동양하루살이 유충의 개체 수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대농갱이는 수생 곤충을 잡아먹는 토종어류로 식성이 좋고 바닥 가까이 서식하는 습성이어서 동양하루살이 유충 방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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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토종어류 대농갱이 8만 7000마리 최근 방류
시는 지난달 26일 와부읍 월문천 합류 지점 한강에 대농갱이 8만 7000마리를 방류했다. 지난해 9월 24일에도 와부읍 월문천 등 2개 하천에 대농갱이 치어 4만 마리를 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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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동양하루살이 유충 방제 효과가 기대되는 붕어와 미꾸라지도 한강에 방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강과 하천 합류 지점 5곳에 붕어 63만 마리를 방류한 데 이어 올여름에도 붕어를 다량 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엔 미꾸라지 1만 마리도 방류했다.
시는 이와 함께 주민 대표 12명과 ‘민관협동 동양하루살이 방제위원회’를 구성해 매주 3차례 이상 주요 출몰시간인 오후 8~10시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남양주시는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를 집중적으로 벌여 2024년까지 매년 15%씩 동양하루살이의 개체 수를 줄여나가기로 했다”며 “수변 정비 작업과 출몰 시간대 예찰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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