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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교사 복귀해" vs 시민방위군 "안된다"…분쟁터 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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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상으로 한 공격 한 해 동안 최소 260건 발생

뉴스1

31일 미얀마 수도 양곤 소재 한 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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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미얀마 학교에서의 새 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이제는 학교 마저도 양극화된 국가의 세력 다툼이 벌어지는 싸움터로 변모했다. 미얀마 군부는 정상화에 필사적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분리돼 있기를 원한다.

3일 AFP통신에 따르면 정상화를 원하는 미얀마 군부는 16개월간 파업 중인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 '무급휴가' 처리를 해주겠다며 교육 현장에 복귀하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은 지난해 2월 아웅산 수치 정부를 축출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초기 대규모 시위에 앞장서 왔다.

현재로써는 교사들이 교육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사들이 학교에 복귀하는 것은 군부에 협조한다는 신호로 읽혀서다. 곳곳에서 거의 날마다 하급 군사정부 관리나 정보원으로 의심받는 이들이 공격받고, 이에 대해 군사정부의 보복 조치가 뒤따르고 있다.

사가잉 북서부 지역의 중학교 교사인 와화 르윈(35)은 "학생들 중 상당수가 군대와 싸우기 위해 생겨난 '시민방위군'(PDF)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시민방위군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주세력이 만든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의 군사조직이다.

와화 르윈은 지난해 교사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제보자로 몰린 뒤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수도원 근처의 임시학교에서 4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친 군부 민병대 대원들이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르윈은 "PDF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들을 위협하고 있어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실제 자선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학교에 대한 공격이 최소 260건 발생했으며 학교 건물 안팎 폭발이 사건의 4분의 3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모들은 16개월째 군부 정권에 대한 저항 운동이 이어지고 있고 언제까지 혁명이 이어질지 몰라, 언제까지고 기다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모들은 군사정권에 반대하지만, 아이들이 정규 교육 시스템 밖에서의 또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장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고 있었다.

군사정권에 대한 보이콧을 지지하는 다른 교사들은 텔레그램 메시지 앱을 통해 비디오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당국으로부터 인터넷 접속을 차단당하기도 하고, 양곤과 다른 도 시들에서는 정전이 이어져, 온라인 학습은 불편하기도 하며 일부에게는 좌절감을 안기기도 한다는 평가다.

양곤의 한 어머니는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자녀들을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할 것"이라며 "나는 그럴 수 없는데, 내 아이들이 뒤처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탄했다.

도시의 한 부부도 그들의 12살 딸을 학교로 돌려보낼 것인지 아닌지는 논쟁거리다.

아이의 어머니는 "딸을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지만 남편은 내 의견을 무시하고 학교로 보내기로 했다"며 "남편은 혁명이 얼마나 지속될 지 몰라 계속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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