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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이창용 "코로나 이전 같은 저물가·저성장 도래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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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제공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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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선진국을 위시해 한국, 태국, 그리고 어쩌면 중국 등 인구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일부 신흥국에게 있어 저물가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물가 사승)이 진정됐을 때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같은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다시 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이날부터 양일간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장기 저성장(secular stagnation)의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전에 활용했던 정책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게 조언한 것처럼,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들도 무책임할 정도로 확실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지난 10여년 동안 중앙은행의 실제 자산규모 변화를 보면 신흥국의 경우 그러한 사치를 누릴 여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을 "진화하는 생물체와도 같은 존재"라고 비유하며 그 역할이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 및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압력에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공급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한편, BOK 국제컨퍼런스는 2005년부터 개최돼 국내외의 학계와 정책 일선의 저명 인사들이 모여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2020년,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최하지 않다가 올해 비대면 화상 회의 방식으로 개최키로 했다. 기조연설에는 로버트 타운센드(Robert Townsend) 미국 메사추세스공과대학(MIT)대 교수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참석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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