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공개된 롯데타워 새 조감도. 지상 56층, 높이 300m 규모다. [사진 롯데쇼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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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13년을 맞은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닫는다. 부산시가 지난달 31일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지 않아서다.
당장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입점한 800여개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는 3000여 명의 직원은 하루 만에 직장을 잃을 상황이다. 롯데쇼핑 측은 이날 “롯데 소속 직원 100여 명은 유급휴가로 대체할 예정이고 나머지 브랜드 소속 직원들의 처우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상권도 술렁이고 있다. 이미 이 일대 상권은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닫게 된 속사정의 중심에는 부산 롯데타워가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들어선 중구 중앙동 일대 부지는 호텔·리조트·백화점 등이 어우러지는 롯데타운 부지다. 롯데(롯데쇼핑·호텔)는 1995년 107층 높이의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롯데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밀었고 부산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부산시는 옛 부산 시청사 부지를 롯데에 매각했고 해양수산부도 이 일대 매립을 허가하면서 롯데타운 부지가 조성됐다.
이후 2009년 12월 롯데백화점 광복점 본점이 개점하고 2014년까지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엔터테인먼트동이 완공했다. 그런데 정작 롯데타워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완공한 2009년 롯데타워 공사를 시작했지만, 터를 다지는 작업만 하다가 현재까지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시기였다. 롯데는 당초 계획대로 호텔·오피스 등으로만 107층을 채우기는 무리라고 판단, 오피스텔이나 서비스드 레지던스 같은 주거시설을 짓게 해달라고 부산시에 요청했다. 그런데 시민단체 등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고 부산시는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부산시는 2009년 12월 완공된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준공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계획했던 롯데타운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시사용승인을 내줬다. 그래서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매년 5월 31일 이전에 1년간 영업할 수 있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왔다.
부산시는 “롯데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타운의 핵심시설인 롯데타워 건립에는 관심이 없고 백화점 같은 상업시설만 지어서 13년째 이익만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타워 건립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롯데는 2009년 롯데타워 착공 이후 기존 계획안으로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다양한 변경안을 부산시에 제시했다. 현재 부산시 경관위원회에서 조건부 심의 통과를 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107층을 호텔 등 관광시설로만 채우면 부산 내 수요로 감당할 수가 없어 사업성이 아주 떨어진다”며 “그래서 높이를 낮추거나 주거시설을 넣는 식의 대안을 제시, 협의가 됐는데 부산시장이 바뀔 때마다 기존 협의가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토로했다.
다만 롯데는 부산시와 협의해 롯데타워 건립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임시사용승인과 별개로 롯데타워의 조속한 건립을 위해 오는 하반기 중 건축심의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중 건축허가 신청을 마치겠다”며 “4년 후인 2026년까지 부산의 랜드마크로 완공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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