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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 27개 국이 장담한 지 27일이나 지난 시점인 31일 새벽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에 합의했다.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앞서 4일 러시아산 석유의 단계적 금수 안이 6차 제재 핵심으로 통과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6개월 안에 완전 금수하고 가솔린, 디젤유, 등유 등 러시아 석유제품은 8개월 안에 완전 수입 금지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친하고 이전부터 반 법치주의적 행태로 EU 집행위와 갈등을 빚어왔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높은 자국 경제에 이 금수 안은 '원자폭탄'이라고 반발해 한 달이 다 가도록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만장일치 원칙의 EU 정상회의는 헝가리에 특혜적 편의를 허용하는 수밖에 없었고 이 결과 올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의 90%를 금수한다는 합의안을 발표하였다. 세부 내용은 정상회의 다음날인 1일 대사들이 모여 확정하게 된다.
100%가 아닌 90% 금수지만 무엇보다 EU의 통합이 유지되고 확인되었다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대 러시아 제재 강경국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재정수입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비용의 대부분을 대고 있는 에너지 판매고를 줄이는 데 있어서 석유는 천연가스에 비해 그 충격도가 아주 낮다. 그런데도 특정국 한 나라 때문에 석유 금수안이 한 달 동안 질질 끌다가 겨우 성사되었다. 이런 마당에 러시아 에너지의 핵인 천연가스 금수를 7차 제재로 논의하는 것부터가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는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서 이 원유 일부와 앞서 생산한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휘발유, 등유 등 석유제품을 합해 하루 800만 배럴 씩 수출하고 있다. 이 중 EU 국가들에 수출하는 양은 하루 230만 배럴이다. 이 대유럽 수출 석유 중 발틱해, 흑해, 북극해에서 출발한 유조선에 싣고 유럽 항구로 와서 수출하는 양이 3분의 2이고 나머지 3분의 1이 드루자 파이프라인의 내륙수송이다.
3분의 2인 해양수송 분은 연말까지 완전 금수하고 나머지 33% 파이프 수송분 중 완전 내륙국가인 헝가리와 체코공화국, 슬로바키아 것 10% 정도를 제외해서 전체로 90%를 금수하기로 했다. 파이프 수송분은 3개국 외에 항구가 있는 폴란드와 독일도 받는데 양국은 이 분량도 금수 조치하겠다면서 EU 집행위를 도왔다.
러시아는 1년에 천연가스, 석유 등 에너지 수출로 최대 4000억 달러를 벌어들여 정부 예산의 반 이상을 충당해왔다. 올해는 서방 제재로 이 에너지 판매수입을 2700억 달러(350조원)로 낮춰잡고 있다.
이날 발표된 러시아산 석유 금수안이 내년부터 완전한 형태로 실행된다면 러시아는 이 때문에 연 100억 달러를 손해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유럽에 팔던 석유를 국제기준의 브렌트유 가격보다 배럴당 30달러 이상 싸게 해서 아시아에 팔아야하는 데서 생긴 손해다.
1년 손해 추산액 100억 달러는 러시아의 1년 에너지 수입금액 3000억 달러에 비하면 비중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는 EU가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에너지의 대종이 천연가스이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물론 석유 금수 안이 확정되지 않을 때인 지난 4월 말 EU의 조셉 보렐 외교위원장은 "EU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으로 하루 10억 유로(1조5000억원)를 러시아에 갖다받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하루 최소 10억 달러를 러시아 에너지 판매에 쓴다는 것인데 러시아가 이번 석유 금수안으로 손해볼 금액이 연 100억 달러이므로 현재 기준으로 열흘 치에 해당되는 것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관해서 EU는 올해 안에 수입의 3분의 2를 줄이자고 선언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만약 EU 27개 국이 석유 때와는 전연 다른 특단의 통합심을 발휘해서 천연가스 금수를 일정 부분이라도 합의한다면 러시아가 받을 충격은 최소한 연 1000억 달러는 될 것이다. 단지 이 통합심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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