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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구의역 김군' 6주기 추모식... "하나도 바뀐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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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구의역 참사 6주기를 맞은 28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시민들이 지난 2016년 스크린 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 군을 추모하며 합창공연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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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같은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소리치고 있지만 현실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얼마나 더 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해야 바뀔까요?"

28일 오전 11시 '구의역 김군' 6주기를 맞아 시민사회단체가 개최한 추모식에서 권금희씨가 한 발언이다. 권씨는 지난 3월 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사망한 하청업체 소속 30대 노동자 이동우씨의 아내다. 이씨가 사망한지 69일이 지났지만 원청인 동국제강은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씨는 "이대로 억울하게 남편을 보낼 수 없어 아직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등은 2016년 5월 19세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추모식을 열고 "매년 이곳에 와서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지만 노동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9-4 승강장 앞에 흰색 국화를 놓고 스크린도어 ‘추모의 벽’에 김군을 기리는 포스트잇을 붙인 뒤 묵념했다. 숨진 김군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컵라면도 승강장에 놓였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오늘 구의역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끝내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가겠다"고 말했다. 한정희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은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지만 중대재해 조건을 만든 책임자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데 새 정부는 이마저도 후퇴시키려 한다"며 "죽음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등은 구의역 2층 개찰구 앞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을 초청한 가운데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을 열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수정 정의당 후보,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참석했다.

송 후보는 "김군 가방 속의 컵라면이 지금도 떠오른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서울교통공사가 안전하게 유지·관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약속식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9시께 9-4 승강장에 헌화한 뒤 "안타까운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재해 없는 안전도시 서울 만들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이날 오후에는 김군처럼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 노동자들이 신촌에 모여 노동 현장의 안전 문제를 증언한 뒤 홍대입구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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