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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법무부 인사검증단' 설치 놓고 민주당 vs 尹대통령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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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정부가 법무부 산하에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할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기로 한 데 대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인사검증단 설치를 강행한다면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 따라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법무부 장관 산하에 공직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 개정안을 지난 24일 입법 예고했다. 민주당은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통한 공안통치 의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현직 검사들이 인사검증을 하는 것은 위헌적"이라면서 "필요하다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검토할 것이다. (대통령령 개정을 통한 정부조직 개편은) 입법부의 권한을 훼손·침해하는 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검토할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한 장관 탄핵도 이야기하지만 그 상황에까지 안 가게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바로잡아주길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18개 행정 각부 중 6번째 서열인 법무부 장관이 1, 2순위인 국무총리와 부총리 후보자를 검증하는 등 고위공직자 정보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데에 대한민국 공직사회 전체가 술렁인다"며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국무총리 이상의 권한을 가지고 실질적인 2인자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 분산, 인사검증의 투명성이 이유라면 원래 담당부처인 인사혁신처로 기능을 옮기는 게 순리"라며 "하루아침에 인사시스템이 무너지고 민주공화국이 아닌 검찰공화국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레시안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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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배 의원도 "제2의 안기부가 법무부를 통해서 부활했다. 신(新)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성비위자 윤재순, 간첩조작 이시원 비서관 등 각종 비리로 얼룩진 정치검사를 주요 보직으로 대거 중용하고 한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정치검사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검찰총장도 없이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하더니 급기야 인사검증 권한을 행사하려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서 대통령령을 입법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한다면서 주요 기능인 인사검증 기능을 인사혁신처나 국무총리실이 아니라 한 장관의 법무부에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고위공직자에 오를 수 있는 각 사회 분야 주요 인물, 정치인·언론인·시민운동가·교수·학자 등의 신상을 무한 축적하고 수집해 노골적으로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공안통치 의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대통령령 개정안 입법을 강행할 경우 국회법에 따른 시행령 심사 절차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심사는 대통령이 제출한 시행령에 법률위반 여부가 있다 판단될 때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심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부가 대통령령 개정으로 상위법을 무력화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도입을 추진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법사위에서 진행된 차별금지법(평등법) 공청회와 관련해 "대한민국 역사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뒤 최초로 회의에서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비춰 차별금지법이 공론화되지 않았다는 건 우리가 시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불참한 아쉬움이 있지만 국회에서 공청회가 이루어진 이상 국민의힘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尹대통령, 직접 설명 나서…"비서실에서 정보 캐지 말라고 민정수석 없앤 것"

정부 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비서실에서는 정책을 위주로 해야지, 사람에 대한 비위나 정보를 캐는 건 안 하는 게 맞다. 그래서 민정수석실을 없앤 것"이라고 제도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은) 옛날 특별감찰반이나 사정기관이 하는 것은 안 한다"며 "사정 컨트롤 타워 안 하고, 공직자 비위 정보 수집도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이 직접 (정보)수집 업무를 안 해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자료도 축적될 수 있다"며 "미국 방식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과도한 힘(이 법무부에 실리는)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만들고. 실제로 법무부 건물 안에 두지도 않고 분리시키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에서 김승희 후보자 지명에 대해 "43일 만에 사퇴시킨 정호영 후보자를 대신할 인물이 손에 꼽히는 막말 정치인 출신", " 부적격 인사"(박 원내대표, 이날 간담회에서)라고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이제부터는 청문 과정을 거칠 테니까 후보자가 직접 대답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후보자에 대해 여당 권성동 원내대표가 연일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그 얘기를 모두 듣고 계시고 고민하고 계신 걸로 안다"고 했다.

야당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공기업 민영화 반대'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이 관계자는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한 일도 없다. 선명하게 말씀드린다"며 "김대기 비서실장이 국회운영위원회에서 말한 것은 10년 전에 쓴 책에 언급한 소신이 유효하냐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고, 개인 의견이지 새 정부 정책방향을 말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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