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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매체 "美 대중전략, 겉과 속 다른 위선적 행위…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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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부드럽지만 사실 중국을 과대 포장하려 해

전임자에 비해 덜 호전적…中에 직접 영향 미칠 능력 제한적이기 때문

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22년 5월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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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중국은 미국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새로운 대중(對中) 전략에 대해 좋은 말을 하면서 나쁜 행동을 멈추지 않는 위선적 행위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중국에 대한 전략적 환경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도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라야 하며 이를 거스르면 미국 내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 동맹과 제휴를 통한 포위, 경쟁 등을 통해 중국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겉보기에는 부드러운 블링컨 장관의 언사는 중국을 특별히 '터프하고 빅 가이(Big Guy)'로 과대포장 하려는 인위적인 주장을 덮을 수 없을 것이며 조금 없어 보인다(a little poor)고 평가절하했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블링컨 장관의 언사는 예상했던 대로 부드러웠다"며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언급하지 않고 개방과 포용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왕 소장은 "그러나 아세안(ASEAN) 국가를 자국의 틀로 끌어들이려면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약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미국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위선을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국가가 국제질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이 말하는 국제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중국이 미국의 룰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이번 연설은 중국을 글로벌 및 지역 거버넌스에서 미국과 완전히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룰 브레이커(rule-breaker)로 묘사해 미국 동맹국을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 집중하도록 동원하려는 집단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왕 소장은 블링컨 장관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중국을 도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말장난이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빼려는 미국의 시도를 숨길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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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좌)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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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타임스는 같은날 "세계는 미국의 '아름다운 말'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는 사설을 통해서도 미국의 대중 전략을 비판했다.

매체는 이날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 대해 2020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 장관의 '새로운 철의 장막' 연설보다는 덜 호전적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 직접 소통을 증대할 준비가 돼 있다",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전체 연설이 아니며 이런 아름다운 말 뒤에는 "
중국에 의해 가해지는 국제질서에 대한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에 여전히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등의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의 이런 외교적 수사는 중국에 미국의 헤게모니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중 전략 연설은 미국의 말과 마음 사이의 불일치를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은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국제적으로 도덕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매체는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에 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PEF 출범 선언,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한 공동성명 발표는 결국 이념으로 진영을 나누려 다른 나라에 임의로 한쪽 편을 선택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서 중국은 '도전'으로 표현되고 미국은 '억지력'으로 묘사돼 마치 중국이 침략자이고 미국을 방어자인 것처럼 보인다며 이념적 편견과 냉전적 사고방식이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블링컨 장관의 연설이 폼페이오 장관보다 덜 호전적으로 보이는 것은 블링컨 장관 스스로 언급했듯이 중국의 의도와 야망에 직접적으로 영향 미칠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체는 어찌됐든 블링컨 장관의 연설은 전임자에 비해 책임감이 있어 보이며 적어도 중국과 미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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