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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대북 추가제재 불발에 美 "실망스런 날", 中 "제재는 긴장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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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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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 채택 불발을 놓고 현지시간 26일 서방과 중국, 러시아가 팽팽히 맞섰습니다.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면서 결의안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자, 거부권을 행사한 이들 국가는 추가 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할 뿐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3회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6차례 발사했다는 사실을 부각하며 찬성표를 독려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의 침묵을 북한은 아무런 벌을 받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해도 된다는 '그린 라이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5개 이사국 중 13개국의 몰표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결의안 채택이 막히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오늘은 실망스러운 날"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세계는 북한의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안보리의 자제와 침묵은 그런 위협을 없애거나 줄여주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을 대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리 회의에 초청된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는 "한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다시 한번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면서 결의안 채택 불발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추가 제재 결의 무산이 "북한에 벌 받지 않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조 대사는 북한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억제에 전념하는 대신 핵과 미사일 역량에만 골몰하면서 얼마 없는 자원을 헛되이 공중에서 폭파하는 데 전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조 대사는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전념하고 북한에 계속 대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추가 제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부정적인 효과와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장 대사는 "안보리의 조치는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사국들은 제재 이행만 일방적으로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제재는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커다란 인도주의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평양에 대한 제재 강화는 소용이 없을 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극히 위험하다"며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평범한 북한 주민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북한에 대한 신규 제재는 막다른 길로 향하는 경로일 뿐"이라면서 "제재 추가 강화는 비효율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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