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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비타민D 결핍, 유전자 교정 토마토가 구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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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당 달걀 2개분 비타민D 공급

내달 영국서 야외 재배 실험 시작

동아일보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는 토마토. 과학자들이 유전자 교정 토마토를 통해 비타민D를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위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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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동식물의 유전자 염기를 콕 집어 교정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비타민D 결핍 문제를 해결할 토마토를 개발했다. 사람의 뼈와 치아,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D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공급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케이시 마틴 영국 존인스센터 교수는 영국 글래스고대, 이탈리아 식품생산과학연구소, 쿠바 카마궤이대 연구진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체내에서 활성 비타민D를 만들어내는 물질인 프로비타민D3가 풍부한 토마토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식물’ 23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D는 주로 햇빛에 노출될 때 몸속에서 생성된다. 햇빛 노출 시간이 적을수록 부족해지는 영양소라는 의미다. 생선이나 육류, 달걀, 버섯 등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식품에도 비타민D 함량이 높지 않아 영양제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채식주의자가 섭취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

전 세계 비타민D 결핍 인구는 약 10억 명으로 추정된다. 토마토와 같은 일부 식물은 자연적으로 비타민D의 전구체를 생성하지만 이를 식물의 성장을 조절하는 화학물질로 전환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전환 경로를 차단하면 비타민D 전구체가 식물의 열매나 잎에 축적된다.

연구진은 이 점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토마토에서 프로비타민D3를 콜레스테롤로 전환하는 효소에 주목했다. ‘크리스퍼 카스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토마토의 유전자를 교정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유전체의 특정 염기서열을 효소로 정확히 잘라내는 기술이다.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동식물의 특정 유전 형질을 교정하는 데 쓰이는 기술로 최근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 효소의 작용을 차단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해 프로비타민D3가 토마토의 열매와 잎에 쌓이게 했다. 이렇게 유전자를 교정한 토마토 1개에 포함된 프로비타민D3가 체내에서 비타민D로 전환될 경우 달걀 2개나 참치 한 스푼(28g)에 들어 있는 것과 맞먹는 양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이 토마토를 야외에서 재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내달 영국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영양학자들은 재배에 성공할 경우 비타민D의 새로운 공급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토마토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품이기 때문에 프로비타민D3를 함유한 토마토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교정 작물이 까다로운 유전자변형작물(GMO)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종의 DNA를 끼워 넣는 GMO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은 올해 말까지 ‘정밀 번식’ 법안을 제정해 내년부터 유전자 교정 작물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마틴 교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식품의 영양 특성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유전자 가위 기술은 고추나 감자, 가지 등 다른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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