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약세장에 지친 서학개미…단순 지수형 ETF 늘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올해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 동안의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기술·성장주들의 급락이 이어지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25일까지 서학개미들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나스닥100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지수형 ETF를 총 8억7240만달러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순매수액인 5억6909만달러 대비 53.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10%가량 증가했다는 걸 고려해도 지수형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올해 5월 지수형 상품 순매수액은 1억307만달러로 지난 4월과 비교해서도 54.6% 늘었다.

올해 서학개미들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형 ETF 세 가지를 집중 매수했는데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3억2586만달러) △뱅가드 S&P500 ETF(VOO·1억3735만달러) △아이셰어스 코어 S&P500 ETF(IVV·1억2991만달러) 순으로 순매수액 규모가 컸다. 순매수액도 지난해 대비 44.9% 증가했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 순매수액도 전년 동기간 대비 75% 급증했다. 테슬라, 넷플릭스, 아마존 등 개별 종목의 하락세가 거세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술·성장주들에 투자할 수 있는 지수형 상품에 돈이 몰리는 모습이다.

앞서 서학개미들은 2020~2021년 대세 상승장 시기 3배 레버리지 상품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기술·성장주들을 위주로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도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물가 상승 지속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까지 나오면서 서학개미들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투자 전략을 변경한 모습이다. 현재 S&P500 및 나스닥100지수는 역사점 최고점에서 각각 17%, 28% 하락한 상태다. 당장의 상승 추세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천천히 모아가는 차원에서 지수형 상품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0여 년 동안 S&P500 및 나스닥100지수는 닷컴 버블, 리먼브러더스 파산, 코로나19 충격 등 주식시장 침체기를 유발한 사건들을 거치면서도 각각 24배, 42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편 동학개미들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형 상품에 대한 매수를 늘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 ETF'를 22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3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차창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