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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지현 “민주당 제식구 감싸기, 이준석 지지자보다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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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른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용퇴론’을 두고 당내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우리 당은 광기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재차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암흑의 겨울 속에 살 수는 없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게 윤석열 정부의 집권은 혐오와 차별, 분열과 갈등이 가득한 암흑의 겨울과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공언하고, 여성할당제를 없애는 것이 공정이라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의 하루하루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백해야 할 것 같다”며 “부끄럽게도 우리 당의 벽도 윤석열, 이준석의 벽보다 낮지 않다. 성폭력을 징계하겠다는 제게 쏟아지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는 이준석 지지자들의 것과 다르지 않았고,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는 그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저를 향한 광기 어린 막말이 아니었다. 그 광기에 익숙해져 버린, 아무도 맞서려 하지 않는 우리 당의 모습이었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적어도 우리가 ‘민주당’이라면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그런데 가해자 편을 드는 이들이, 진실을 밝히는 일을 ‘내부 총질’이라 폄하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앞서 성 비위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에 대한 조치와 화상 회의 도중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의 징계 처리 과정에서 ‘내부 총질’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표현의 자유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명백한 폭력이다. 민주당은 이 폭력 앞에 침묵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반성하고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 혐오와 차별의 시대를 끝낼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 당이 반성하고 변해야 한다는 외침은, 우리가 사람답게 안전하게 살아야 한다는 절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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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 우리 민주당 후보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비난하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586 용퇴론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안팎에선 박 위원장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일축하거나 ‘내부 총질’이라며 사퇴 요구를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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