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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가성비 컨버스 너마저···'패션플레이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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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아디다스·반스 등 이어

컨버스도 다음달 7~10% 인상

"명품 아니면 저가···양극화 심화"

서울경제


물가가 고공행진인 가운데 의류·신발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다. 반스·아디다스에 이어 '가성비'를 내세워온 컨버스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미중 갈등에 국제 면화 값이 치솟은 데다 유가 마저 상승하면서 원자재 값이 비싸진 탓이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중가 의류는 잘 팔리지 않고, 명품과 저가 브랜드로 소비가 나눠지는 패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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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 자회사 컨버스는 다음달 1일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부 운동화 가격을 7~10% 가량 인상한다. '척테일러 올스타 클래식 로우'는 5만 5000원에서 5만 9000원으로 4000원 오른다. '척테일러 올스타 클래식 하이'는 5만 9000원에서 10% 가량 인상된 6만 5000원이 된다.

앞서 컨버스는 지난해 3월 인기 상품인 '척 70' 등의 가격을 4~7% 가량 인상한 바 있다. 1908년 미국에서 출발한 컨버스는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를 활용해 만든 운동화로, 10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이 주로 찾고 있다. 컨버스 관계자는 "물가 변동과 원부자재 가격 인상, 운임비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패션 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반스·아식스·크록스 등이 올 초 운동화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아디다스가 이달 2일부터 주요 의류·신발 가격을 최대 18% 올렸다. 인기 운동화 품목인 '슈퍼스타'는 10만 9000원에서 11만 9000원으로 9% 비싸졌다. 나이키는 올 초 운동화 '에어포스1' 가격을 90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렸다. 국내 가격은 한 켤레당 12만 9000원으로 아직 동일하지만, 곧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라와 무신사, H&M 등도 올해부터 의류 가격을 5% 내외로 인상했다.

글로벌 패션 업체들이 도미노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로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 꼽힌다. 먼저 지난해 말부터 의류와 신발을 만드는 면화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뭄과 홍수 피해로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인 미국의 면화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위구르산 면화 수입을 금지하면서 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졌다. 국제원자재가격정보(KOIMA)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제 면화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4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0.82달러)보다 73% 뛴 금액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으로 대표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의 원료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가격은 1년 전보다 50% 가량 올라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관련 업계는 올 가을·겨울(FW)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섬유 가격이 의류 값을 밀어 올리는 '패션플레이션'(패션+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로 소비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이달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긴축 소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중가 의류보다는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나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로 수요가 분산 되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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