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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WHO "현 원숭이두창 확산 주로 성관계로 퍼져…비말 등으로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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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아냐…눈ㆍ코ㆍ입 등으로 바이러스 침투"

"담요 등 물체서도 바이러스 살아 남아"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의 원숭이두창 확산이 주로 성관계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성병이 아니며 피부 상처나 눈, 호흡기 등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말로도 전파될 수 있으며, 담요 등 물체에서도 바이러스가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WHO에서 천연두 연구를 담당하는 로자문드 루이스는 WHO의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방송에서 “지난 5년 간 유럽의 경우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서만 몇 건의 사례가 보고됐다”며 “이들 지역을 여행하지 않은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원숭이두창에 확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WHO는 현 원숭이두창의 확산은 주로 남성 간 성관계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소 12개 나라에서 200여명의 감염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비영리 데이터 플랫폼인 글로벌닷헬스에 따르면 미국,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호주 등 17개국에서 원숭이두창 사례가 보고됐다.

유럽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이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영국이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 플로리다, 뉴욕, 워싱턴에서 각각 1건, 유타에서 2건 등 최소 5건이 의심된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5건의 의심 사례가 확인됐으며, 벨기에는 원숭이두창 확진자에 대해 21일 간의 의무격리를 도입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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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질병이 더 널리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WHO는 이번 주말 화상 회의를 통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다음 주에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글로벌 회의를 열고 치료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WHO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일반적으로 정액과 질액을 통해 전파되는 성병은 아니지만 최근의 급증한 사례는 남성 간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해당 질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IV를 비롯해 기타 성병을 연구하는 앤디 실은 “성적 접촉을 통해 많은 질병이 퍼질 수 있다”며 “성접 접촉을 통해 기침이나 감기에 걸릴 수 있으나 이것이 성병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 동물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질과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퍼진다. 피부 상처, 호흡기, 눈, 코, 입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다. 미국 CDC에 따르면 사람 간 전파는 비말을 통해서도 가능하나, 비말은 몇 피트 이상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 대면 접촉이 필요하다.

스콧 고틀립 전 FDA(미국 식품의약국) 국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인간 숙주 외부에서 매우 안정적이어서 담요 등의 물체에서 살아 남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보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CDC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관찰된 바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걸린 사람 10명 중 1명은 사망할 수 있다.

천연두 예방에 사용되는 백신은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는 데 약 85%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같은 종의 바이러스다.

문제는 관련 백신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점이다. WHO의 마리아 밴커코브는 WHO가 백신 제조사들과 협력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의 초기 증상으로는 열, 두통, 요통, 근육통 등이며 이후 얼굴, 손, 발, 눈, 입 또는 생식기의 발진으로 진행된다. 발진은 종종 수두와 유사한 수포로 변한 뒤 농포가 돼 터지거나 딱지가 생긴다.

고틀립 박사는 원숭이두창 증세가 2~4개월 간 지속될 수 있고 잠복기가 21일에 달할 정도로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처럼 통제를 벗어난 확산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역 사회에 널리 퍼져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했다.
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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