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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 IPEF 출범에 강한 불만…“미국, 지역국가 줄서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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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 이틀 연속 비판

외교부 대변인도 비판 쏟아내


한겨레

22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외교부장(오른쪽)과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신임 외교장관이 회담 뒤 팔꿈치를 맞대고 있다. 광저우/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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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3일 미국 주도로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해 거듭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제78회 연차총회에 참석해 “아·태 지역은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아·태 지역에 어떠한 군사집단과 진영대결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분명하게 거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아·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이 지역의 운명뿐 아니라 세계의 미래와도 직결된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아·태 운명공동체 구축과 아·태 협력의 새 장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앞서 22일 파키스탄 외교장관과의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그동안 추진해온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는 것이라며 “그 목적은 중국을 포위하려는 시도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아·태 지역은 지정학적 결투장이 아니라 평화적 발전의 고지가 되어야 한다”며 “아·태 지역의 진영을 나누고 냉전을 불러오려는 시도와 음모는 실현될 수 없다. 중국을 고립시키려 하면 결국 자신이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은 경제 문제를 정치화, 무기화, 이데올로기화하고, 경제 수단으로 지역 국가들에 미-중 간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인위적인 제조업 디커플링, 기술 봉쇄, 산업 단절, 공급망 위기 심화는 전세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오고 미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4일 한·일 순방을 앞두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미국이 추진하는 인·태 경제프레임워크 등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8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 통화에서 “사리사욕으로 아·태 지역 국가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거론된 데 대해서도 항의했다고 밝혔다.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유관 측에 이미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으로 우리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같은 문구가 들어가자 “관련국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해야 하며 불장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는데, 올해는 항의 강도가 다소 낮아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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