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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새벽 분당 5㎞ 달린뒤…인천 간 安 "계양이 호구냐" 李 때렸다 [밀착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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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라 5㎞도 제대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22일 오전 6시 30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탄천 앞에 반바지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모자를 눌러쓴 안 후보가 지역 러닝 동호회 회원들에게 베를린, 뉴욕시티마라톤 완주 기록을 소개하자 “와”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동호회 회원 15명과 함께 탄천 5㎞를 약 26분간 뛰었다. “페이스 조절이 잘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빠서 7달을 못 뛰었다. 그래도 (오늘) 5분 26초 정도에 1㎞를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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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판교역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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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정치인 안철수의 상징 중 하나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21대 총선 당시엔 전국을 달려 ‘포레스트 검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오전 11시 안 후보는 이전에 입던 녹색(민주당)이나 주황색(국민의당), 흰색(무소속)이 아닌 붉은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판교역 유세에 나섰다. 교통공약 발표 직전 패널이 바람에 쓰러지자 능청스럽게 꺼낸 말. “하하, 이런 게 안풍(安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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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선거구인 율동공원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2.05.22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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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서울시, 경기도, 그리고 성남시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정부의 청사진을 그렸던 저 안철수입니다.” 국회의원 3선 도전이지만, 안 후보가 여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안 후보는 교통공약 발표 도중 여러 차례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신분당선 2단계 연장 신사-용산 구간 조기 착공 ▶신설 성남역 복합환승센터 구축 ▶지하철 3ㆍ8호선 연장 등 중앙정부·서울시 협력이 필요한 내용이었다.

여당 프리미엄에 대선 주자였다는 무게감 덕일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경쟁상대인 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6~17일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60.8%로 김 후보(32.1%)를 28.7%포인트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는 이날 인천 계양을 윤형선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경기·인천권을 종횡무진해 ‘경기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비공식 호칭도 얻었다.

안 후보는 이날 막간 인터뷰에서 “열흘 이상 지역(분당갑)에서 열심히 뛰었다”며 “선거운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 범위에서는 다른 지역을 도와주는 게 경기에서 이기고 정부의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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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근 언론에서 “경기지사 여권 단일후보”를 주장했다.

A : 나는 (대선에서) 단일화 대해 고민도 해보고, 그걸 실행도 해봤다. 단일화는 분명 후보자만의 고독한 결단이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 건 소용이 없다. 다만 내 제안은 ‘박빙 승부에서 조금이라도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차원이었다.

Q : 단일화 없이는 경기지사 선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나

A : 그 판단조차도 후보자의 몫이다.

이날 안 후보는 율동공원 유세를 마친 뒤 인천 계양을로 향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전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분당갑을 찾아 김 후보 지원유세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었다. 안 후보는 연단에 올라 “어제 이 후보가 밤 10시에 분당갑에 왔다.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니 생색이라도 내보려고 온 것”이라며 “제가 ‘계양이’라고 외치면 ‘호구냐’라고 호응해달라”고 외쳤다.

Q : 인천 계양을까지 지원유세를 가는 이유가 뭔가

A :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같은 의사라서다. (웃음)

Q : 이재명 후보를 타깃으로 삼은 건가

A : 어젯밤에 참 웃기는 장면을 봤다. (저한테)‘철새 정치 물러가라’고 주장해온 김병관 후보가 바로 옆에 철새(이재명 후보)를 데려다 놓고 지원유세를 받더라. 개그맨들이 생활에 위협을 느끼겠다 싶었다. 사실 (이 후보는) 제 지역구에 있는 대장동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이다. 이 지역에서 도망친 사람 아닌가. 계양을에 가서 주민들을 마음을 대변하는 것도 주민들에 대한 도리다. 제 목표는 수도권 전체의 승리다.

안 후보는 “새 정치를 갖다버리고 구(舊)정치에 투항했다”고 자신을 비판한 이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어디 투항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힘도 앞으로 제대로 집권세력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는 실용주의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이념에 매몰되고 자기 머릿속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정치에 대한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안 후보가 분당갑에서 승리하면 당 대표 도전 등으로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전날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헤드테이블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 보고 앉았다”며 “펜실베이니아 공학석사를 받은 이야기를 했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나는 펜실베이니아 교수 출신’이라며 굉장히 반가워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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