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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파파 박'은 이미 전설"… 결국 'SEA 2연패' 달성한 박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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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SEA대회 결승서 1대 0 승리
박 감독 U-23 베트남 대표팀 고별전
인니 신태용 감독은 동메달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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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안게임(SEA) 축구 베트남 대 태국 결승전을 관전하기 위해 온 트엉(왼쪽)씨와 친구들이 박항서 감독이 최고라고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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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 동남아시안게임(SEA) 축구 2연패를 노리는 베트남과 태국의 결승이 시작되기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안팎은 특유의 부부젤라 소리로 가득 찼다. 차로 세 시간 거리인 옌바이성에서 온 트엉(34)씨와 친구들도 미리 자리 잡은 관중석에서 "'베트남! 박항세오(박항서)! 꼬렌(화이팅)!'을 연신 외치며 응원 준비에 한창이었다.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축구 감독을 좋아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파파 박(박항서)은 이미 베트남 축구 역사의 가장 큰 전설"이라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들의 앞자리에 있던 마이(27ㆍ여)씨와 친구들도 끼어들었다. "오늘 이겨 SEA대회 2연패를 하면 더 좋겠지만, 지더라고 우린 그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장 입구에서 만난 쫑(51)씨와 그의 친척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박항세오가 이끄는 소년들(23세 이하ㆍU-23)이 그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며 "우린 박항세오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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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 앞에서 만난 쫑(앞줄 왼쪽 세 번째)씨가 박항서 감독님 사랑해요라며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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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베트남 대표팀의 힘은 강했다. 앞서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이전 SEA대회 축구 결승에서 태국과 네 차례 만났으나 모두 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의 대표팀은 90분 내내 태국을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38분 따이판뚜안 선수의 크로스를 받은 쭝남만 선수가 헤딩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미딩 경기장은 '베트남'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찼고, 하노이 거리 역시 2연패를 자축하는 오토바이들의 경적 소리로 떠나 갈 듯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박 감독은 이번 SEA 대회를 끝으로 U-23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그의 후임은 공오균 전 한국 20세 이하(U-20) 국가대표팀 코치가 선임됐으며, 박 감독은 내년 1월까지 베트남 성인 국가대표팀 지휘를 맡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베트남 축구협회는 최근 박 감독과의 성인 대표팀 계약 연장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중국에게 승리하며 '동남아 국가 최종예선 첫 승점'을 따낸 그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의미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은 박 감독은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첫 준우승을 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이후 그는 △스즈키컵 우승(2018년) △아시안컵 8강 진출(2019년) △30회 SEA대회 축구 우승(2019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2022년) 등 수많은 업적을 이뤘다. 그리고 이날 그는 자신의 성공기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SEA대회 2연패'라는 의미있는 타이틀을 또 하나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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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승리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코치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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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 박 감독과 함께 'K-축구'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SEA대회에서 선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베트남과 태국의 결승 전에 앞서 진행된 준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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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왼쪽 두번째)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준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이긴 뒤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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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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