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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애플, 중국 의존 줄인다… 인도·동남아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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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봉쇄령·미중 갈등이 탈중국 가속화
애플 2분기 매출 80억 달러 감소 예상돼
한국일보

18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애플 스토어 앞을 관광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는 22일 기준 56일째 봉쇄 중이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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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위탁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시작됐던 세계적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이 최근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과 심화하는 미중 갈등으로 빨라졌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21일(현지시간) WSJ는 애플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20년 초부터 중국 외 국가로 생산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각국이 봉쇄되자 계획을 보류했다가 최근 다시 이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애플은 생산지 다각화를 원하는 이유로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을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장기간 봉쇄하면서 제품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봉쇄 장기화로 이번 분기 애플 매출이 80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다.

깊어지는 미중 갈등도 대중 의존을 줄이려는 또 다른 원인이다. WSJ는 "중국 정부와 미국의 충돌 때문에 애플의 지나친 중국 의존은 잠재적 위험 요소"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 러시아 제재를 거부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한 것도 애플의 중국 의존 줄이기를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는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이 꼽힌다. 이미 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위스트론은 인도 공장에서 현지 판매용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고, 수출용 아이폰 제조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중국에 본사를 둔 위탁 생산업체들은 중국과 인도 간 외교적 갈등 때문에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후보로 검토 중이다.

이미 세계적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은 반복 지적돼 왔다. 지난달 26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연내 공급망 정상화 기대가 사라지자, 기업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생산지역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에 편중된 생산기지가 다변화되면 다른 개발도상국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은 WSJ의 관련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우리의 공급망은 전 세계적이기 때문에 제품도 어디에서나 생산된다"며 "우리는 (공급망) 최적화를 계속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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