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8차 발굴조사…5차례 성벽 보수 때마다 시설물도 조성
부여 가림성 8차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성벽과 배수로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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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문화재청은 '부여 가림성 8차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이 조성된 후에 5차례 이상 고쳐 쌓은 흔적과 성벽을 다시 쌓을 때마다 안쪽 시설물을 조성한 점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여 가림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도성 방어를 위해 501년(동성왕 23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백제가 쌓은 성터 중 옛 지명과 축성연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성곽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이다.
가림성의 북쪽 성벽과 성 내측 시설물 확인을 위한 8차 발굴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됐다. 2019~2020년 조사에서는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 집수지가 확인된 바 있다. 올해는 성 바깥쪽에서 안쪽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진행했다.
그 결과 백제 시대 처음 성벽이 조성된 후에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5차례 이상 고쳐 쌓은 성벽의 흔적과 성벽을 다시 쌓을 때마다 안쪽에도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조성한 점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성의 내측에 1~4단 정도 남아있는 내벽면의 흔적으로 보아 조선 시대까지 최소 5차례 이상 보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조사된 성벽은 성흥산의 북쪽 빗면에 자리한 깊은 곡간부를 감싸는 구간이다.
성벽을 쌓기 전에 곡간부는 흙과 돌을 채워 평평하게 다졌고, 사면부에서는 원지형의 지면을 고르게 하는 등 백제 토목 기술의 흔적이 확인됐다. 기초 공사는 성 내측을 포함한 주변으로 넓은 범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가림성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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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성벽은 기초공사로 마련된 대지 위에 화강암을 가공해 외벽을 쌓고 내측은 흙으로 쌓아 조성하는 '내탁식' 공법으로 쌓았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남아있는 성벽의 높이는 최대 5.2m, 폭은 외벽면을 기준으로 최대 12m이다. 성벽의 안쪽 끝자락에서는 성벽과 나란하게 조성된 석축 배수로도 확인됐다.
석축 배수로는 부소산성에서 확인된 석축 배수로와 같은 형태로 0.9~1m 너비로 돌을 세워 벽을 만들고 그 내부의 바닥에는 판판한 돌을 깔았다.
가림성 우물.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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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내측에서는 고려 시대 내벽에 붙여 조성된 우물이 추가로 확인됐다. 우물 내부는 56×75㎝정도의 사각형으로 깊이는 최대 3m 정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가림성 북사면 곡간부에 조성된 성벽의 축조 기법과 성내의 배수 체계 등 백제 토목기술과 함께 꾸준하게 사용된 당시의 수·개축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림성의 역동적인 변화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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