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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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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나토 자격 있나” 시끌…미 “핀란드‧스웨덴 빨리 가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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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 입장을 밝힌 터키에 대해 서방 일각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터키가 반대 근거로 들고 있는 것을 따져보면 터키도 ‘완벽한 회원국’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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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양자 회담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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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엔 ‘과연 에르도안의 터키는 나토와 함께인가’라는 제하의 기고글이 실렸다. 조 리버맨 전 미국 상원의원(코네티컷)과 마크 월러스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나토의 모든 회원국 중 단 한 나라만 편협한 이유를 들어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가 과연 우리의 동맹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했다.

이들은 나토 회원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야심을 막기 위해 굳은 결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달리 터키는 고통을 분담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 정부는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 정부와 터키 민간 업체 계약에 의한 공격형 드론 판매 외에는 대부분 외교적 소음만 냈고, 나토 동맹국의 제재안에 참여하지 않으며 터키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피난처로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실책이 터키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게 된 원인이라고 했다.

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77위였던 터키의 부패지수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96위로, 88위였던 민주주의 지수는 103위로 떨어졌다. 언론인과 소수민족‧여성이 박해받는 게 터키의 현실이다. 1952년 나토에 가입한 터키가 지금 나토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지 묻고 싶다”며 “나토의 가치를 따르지 않고, 가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에 대해 퇴출을 포함한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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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핀란드와 스웨덴은 유럽연합(EU)의 대테러 명단에 올라가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우호적″이라며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나라와는 군사 동맹을 맺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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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이 현재의 지정학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터키는 여전히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나라와는 군사 동맹을 맺을 수 없다”고 재차 밝혔다.

나토 신규 회원국 가입에는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해 터키의 가입 동의가 필수적이다. 터키 측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자국 내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거부 중이다.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터키의 반대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첫 단계부터 2주 이상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오랜 파트너인 핀란드와 스웨덴의 역사적 (나토) 가입 신청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을 사상 가장 강력한 안보동맹으로 이끌기 위해 미국 의회 및 나토 동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터키에 이어 크로아티아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할 수 있다고 18일 크로아티아 매체 ‘토탈 크로아티아 뉴스’가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이것이 국제사회가 인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내에 거주하는 크로아티아계 주민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유일한 방법”이라며 마리오 노빌로주나토 크로아티아 대사에게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지시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와 동방정교회를 믿는 세르비아계, 가톨릭교도인 크로아티아계가 섞여 인종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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