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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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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완전정복] 인기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와 무라카미, NFT 부활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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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시장 완전정복 ⑦ 혼돈의 NFT 시장 ◆

매일경제

크리스티홍콩 경매에 출품되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NFT `클론X` #4346. [사진 제공 = 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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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의 그림처럼 절규만 가득합니다.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NFT 거래량은 5월 들어 하루 1만9000건 수준으로 지난해 9월에 비해 92%급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세계 최대 NFT 장터인 오픈시(OpenSea) 거래도 주춤합니다. 3월 월간 이용자가 약 25만명으로 지난 1월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NFT 대장주였던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조차 최근 한 달간 20% 이상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혼돈은 예고된 일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대부분 50% 이상 폭락하면서 가상화폐로 거래되는 NFT 가격도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미래의 예술'이라 칭송받던 NFT 시장은 이대로 주저앉을까요. 그 해답은 슈퍼스타들이 찾아줄 것 같습니다. 뉴욕 거고지언 갤러리에서는 5월 11일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역사를 관통하는 화살(An Arrow through History)'이 개막했습니다. 이 전시에는 무라카미의 인기 NFT 프로젝트 두 개가 걸렸습니다. 그는 NFT 시장에서 현재 유일하게 성공한 기성 예술가입니다. 아트넷뉴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4100만달러(약 520억원)의 NFT 거래를 이뤄냈습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11월 패션 스타트업 RTFKT와 협업해 '클론 X' NFT 2만개를 발행했습니다. 최신 유행의 일본 문화와 패션으로 꾸며진 3차원(3D) 아바타 캐릭터입니다. 또 하나의 인기 있는 꽃 시리즈는 1만1664개가 발행된 저해상도 화소(Dot)로 작가의 대표작인 꽃을 그린 작품입니다.

누구보다 재빨리 유행에 탑승하는 작가지만 NFT 시장은 무라카미에게도 낯설었습니다. 지난해 3월 비플이 '모든 날들'로 역사적 경매 기록을 수립한 지 3주 만에 무라카미는 NFT 진출을 선언했지만, 기존 작품을 디지털로 변환한 수준인 첫 출시작은 실패했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아직 NFT 아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가상화폐의 맥락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지난해 말에야 NFT의 문법을 이해하고 PFP(프로필 이미지) 발행에 나섰고, 오픈시 10위권에 NFT를 안착시킨 유일한 기성 작가가 됐습니다. 데이미언 허스트 등 실패한 작가들과 달리 그의 성공 비결은 현대미술의 문법을 버리고, NFT 시장의 문법을 받아들인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술계에서는 거고지언이 가상화폐 거래를 받아들인 것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클론 X'는 5월 26일 저녁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도 출품됩니다. 출품작 #4346은 2만점 중 단 2점만 있는 황금색 사무라이 투구를 쓴 작품으로 500만~700만홍콩달러(8억~11억5000만원)에 시장에 나왔습니다. 향후 NFT 시장의 체력을 시험해 볼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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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쿤스가 달을 향해 쏘아올릴 예정인 조각 `Moon Phases`. [사진 출처 = 쿤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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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유행에 민감한 예술가 제프 쿤스도 NFT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Moon Phases'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인간의 기술적 진보와 달에 대한 끝없는 매혹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달에서 영감을 받은 미니어처 조각 125점을 제작해 올해 말, 미국의 마지막 아폴로 17호 달 여행 50주년 기념일에 맞춰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달을 향해 쏘아 올릴 예정입니다. 조각의 디지털 이미지는 NFT로 발행돼 페이스 갤러리를 통해 판매되며 수익 일부는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됩니다. 그는 "휴머니즘적이고 철학적인 생각에 뿌리를 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NFT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슈퍼스타의 자신만만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연말에야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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