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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바이든 만나는 호주 정상은 누구…21일 호주 총선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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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슨 현 총리, 야당 후보에 밀리다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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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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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견제 성격의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회의를 사흘 앞둔 21일 호주에서 연방 총선이 치러진다. 총선 결과에 따라 24일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호주 정상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직 스콧 모리슨(54) 총리는 그간 중국 견제에 앞장서 왔다. 중국에 맞서 호주의 핵잠수함 개발까지 지원하는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 협의체)도 출범에도 역할을 했다. 그래서 쿼드 정상회의에 호주 얼굴로 누가 참석할지가 국제 외교가의 관심거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호주 총선 일정이 확정된 후에야 이번 5월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 열릴 쿼드 회의에 새 임기를 시작하는 호주 총리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3년마다 열리는 호주 총선은 하원 151석 가운데 과반(76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이 집권한다. 총리는 집권당 대표가 맡는다. 총리를 비롯한 집권당 내각은 선거 직후 취임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집권당과 제1 야당의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자유당(자유국민연합 연정)은 앤서니 알바니즈(59) 대표가 이끄는 중도 좌파 성향의 노동당에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 지지율은 51%, 자유국민연합은 49%로, 격차는 2%포인트로 집계됐다. 17일 발표된 가디언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노동당 48%, 자유국민연합 46%로 격차는 2%포인트였다.(7%는 부동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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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격차는 좁혀지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2주 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노동당 54%, 자유국민연합 46%)에서 양 당의 격차는 8%포인트였고, 같은 시기 가디언 조사 결과(노동당 49%, 자유국민연합 45%) 양 당의 격차는 4%포인트였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2019년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밀렸지만 이를 뒤엎고 승리한 바 있다.

신경전도 거세다. 알바니즈 대표는 최근 "노동당이 승리하면 곧바로 쿼드 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모리슨 총리는 "마치 선거에서 승리한 것인냥 분에 넘는 발언을 했다"고 반발했다.



中-솔로몬제도 안보 협약…'중국 위협론'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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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노동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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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협론'은 이번 호주 총선의 뜨거운 감자다. 그러지 않아도 코로나19, 무역전쟁 등으로 반중 정서가 강해진 가운데 지난달 남태평양의 요충지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군사 협약을 맺은 사실이 발표됐다.

자유국민연합 측은 '중국 위협론'을 쟁점화하며 노동당은 '친중 정당'이라고 공격했다. 노동당은 반대로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안보 협약은 집권당의 안보 무능 때문이라며 맞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피터 더튼 호주 국방부 장관은 호주의 선거 시점과 맞물려 중국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은 것은 모리슨 정부의 재집권을 원치 않는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노동당은 "우리는 집권 여당과 같은 대중 정책을 갖고 있다"며 음모론으로 반박했다.

호주인들은 중국 위협론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모리슨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을 놓고 논란이 계속된 게 감표 요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유당 내에서 그를 비난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유출된 데 이어 퇴임한 상원의원이 모리슨 총리를 "독재자"라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모리슨 총리가 알바니즈 대표와의 토론 도중 "우리 부부는 장애아를 갖지 않아 축복받았다"고 해 관련 단체의 항의 받기도 했다.

기후변화도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환경 단체들은 원자재 생산국인 호주가 기후 변화 문제에 소극적이라며 모리슨 총리의 재집권을 우려했다. BBC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력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는 1인당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전세계 인구의 0.3%에 해당하는 호주인들이 전세계 탄소 배출량 1%를 차지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의 35%를 달성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마크 하우든 부위원장은 호주의 탄소 배출량은 2005년 이후 상당히 증가했고, 모리슨 총리는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 결과에 촉각 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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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가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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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호주 총선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가디언은 중국이 호주의 연방 선거 이후 "관계를 재설정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익명의 중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이기든 양국의 긴장 관계를 개선할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알바니즈 대표와 접촉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쿼드 참석을 위해 호주 멜버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모리슨 총리는 물론 별도 일정으로 알바니즈 대표도 만나고 돌아갔다.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호주와의 동맹은 정당을 초월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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