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X홀딩스 회장/사진=LX홀딩스 |
본격 사세확장에 나선 LX그룹이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그나칩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른바 반도체 빅딜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접어야 했던 LG그룹의 숙원을 범 LG계열인 LX그룹이 이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LX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의향서(LOI)를 매각주관사에 제출했다. 회사는 다만 시장 일각서 알려진 특정 사모펀드와의 협력이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매그나칩은 2004년 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비메모리 부문이 분사해 출범했다.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요주주다. 지난해 3월 중국계 펀드에 매각이 진행 됐지만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반대, 최종 결렬됐다.
LX가 매그나칩을 인수하게 된다면 기존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기업 LX세미콘(실리콘웍스)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게 된다. 특히 매그나칩은 최근 글로벌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차량용반도체를 설계·생산한다. LX로서는 여러모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LX의 매그나칩 인수 시도는 범LG가의 반도체 사업 숙원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LG그룹은 지난 1995년 당시 금성일렉트론의 사명을 LG반도체로 변경하고 이듬해 상장하는 등 야심차게 반도체 사업을 추진했다. 1995년 한 해 순이익만 9000억원에 달할 정도의 알짜로 키워냈지만 DJ정부 빅딜로 현대에 지분을 넘겨야 했다.
DJ와 독대까지 하며 막아보려 했던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상심은 컸다. 빅딜에 관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발길을 끊을 정도였다. 이후에도 LG그룹은 수시로 제기됐던 반도체사업 재진출 전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 왔다.
이런 상황에서 LX그룹을 출범시킨 구본준 회장이 매그나칩을 품는다면 범 LG가의 반도체 사업구조가 한 층 구체화된다. LG그룹도 최근 독자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사실상 LG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매그나칩의 자동차용 반도체 역량과 LG전자의 전장사업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매그나칩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몸값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LX그룹으로서는 지난 2월 한국유리공업을 60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연속으로 빅딜을 시도하며 그룹의 외연 확장에 나서는 셈이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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