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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안정이냐 개혁이냐....다크 호스 우상호 부상에 긴장감 도는 국회의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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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는 24일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하는 김진표 의원(왼쪽)과 조정식 의원. 김 의원이 조 의원보다 16살 많지만 선수는 5선으로 같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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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4선의 우상호 의원(60·서울 서대문갑)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5선 김진표(75·경기 수원무)·조정식(59·경기 시흥을) 의원 사이에 간 양강 구도로 예상됐던 국회의장 후보 경선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 86그룹 및 초·재선들 사이에 신뢰를 받고 있는 우 의원이 뛰어들면서 친문그룹과 가까운 김 의원과 이재명계 좌장격인 조 의원 사이에 계파 대리전 구도가 흔들리게 됐다”며 “예측할 수 없는 이합집산이 경선 막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의원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돼 167석인 민주당 경선의 승자가 사실상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된다. 민주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후보로 등록한 김진표·이상민·조정식·우상호(기호순) 의원 중 최다 득표자를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한다.

당내 의원 중 최연장자인 김 의원 측은 ‘당위론’을 앞세우고 있다. 2년 전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당시 경선을 포기하는 양보로 선수가 높은 박병석 의장(6선) 추대에 동의했던 만큼 이번에는 자신이 의장직을 맡는 게 순리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 지지그룹에선 우 의원의 경선 도전에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3선 중진 의원은 “이번 경선은 원칙이냐 원칙 파기냐의 구도다”라며 “전반기 의장 선출 당시 박병석 의장에게 기회를 양보하도록 김 의원을 설득한 장본인인 우 의원이 의장 선거에 나온다는 건 정치 도의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여·야의 고른 신뢰를 받는 김 의원 추대가 순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속한 친문그룹 모임인 ‘민주주의 4.0’과 SK계(정세균계)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의원 시절 꾸렸던 ‘오징어회’(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멤버로, 두 사람 사이에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다.



다크호스 부상한 우상호…의원 모임 ‘더미래’가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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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민주당 의원


반면 ‘최다선 또는 최고령 선출’이란 관례를 깨고 등판한 우 의원은 ‘혁신론’을 앞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야당 국회의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인물이 하는 게 맞다”며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의 도전을 관례를 이유로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옛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 우 의원의 기반이다. 한 충청권 의원은 “계파색이 엷은 데다 총선 불출마 선언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평가를 얻어온 게 우 의원이 급부상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우상호·조정식 단일화가 변수”



중앙일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시민·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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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 측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조 의원의 기반은 이재명계와 ‘처럼회’ 등 당내 강경파 그룹이다. 중도 성향의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합리적인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조 의원이 대선 국면과 지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비타협적인 강경론자로 변신했다”며 “당내 확고한 기반을 갖게 됨과 동시에 중도 성향 의원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이유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 경선과 맞물린 검수완박 국면에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경론을 주도했다. 조 의원을 지지하는 경기권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와 같이 친문 대 이재명계의 구도가 짜여지면 조 의원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우상호 의원과 조정식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도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 의원과 조 의원 모두 결선 투표 없이 단순 다수제로 치러지는 경선에서 김 의원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길은 단일화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함께 치러지는 야당 몫 부의장 경선에는 5선의 변재일 의원과 4선의 김영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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