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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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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힙해진 '종묘제례악'…'전통의 현대화'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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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연출' 서울시무용단 '일무'

종묘제레악서 줄 맞춰 추는 '칼군무'…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뉴스1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무용단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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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조선 왕실 제례의식에서 거행된 절제되고 고전적인 춤이 현대적인 몸짓으로 변신, 관객과 만난다.

전통의 현대화에 힘을 쏟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가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 현대무용가 김재덕 김성훈과 지난 3개월간 협력한 결과물이다.

서울시무용단은 19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일무'(佾舞)를 선보인다.

본래 일무는 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에 포함된 전통 의식무다.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제향을 할 때 여러 사람이 열을 맞춰 추는 춤이다.

서울시무용단은 종묘제례악과 일무를 재해석했다. 수백년 전의 엄격한 궁중 의식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오늘날의 분위기를 더한 것이다.

개막 전날인 18일 프레스콜을 통해 확인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열을 맞추면서도 빠르고 역동적이었다. 하나의 열로 시작해 변형 대열을 만들기도 했다. 시대에 맞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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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무용단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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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안무가는 "시대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줄임말과 같은 새로운 언어가 나오는 것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용에선 움직임이 곧 언어기 때문에 높낮이를 주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식으로 새로움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적인 재해석은 3막에서 절정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일무가 가지는 의미와 미학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의미에서 아예 '신일무'라고 이름을 달았다.

1, 2막이 전통 안에서 새롭게 재해석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1막은 일무의 대표 무용인 문관·무관의 춤을 전통적인 대형 내에서 보여준다. 2막에선 대표 궁중무인 춘앵전과 가인전목단이 현대적 색채를 가미한 음악과 만난다.

정구호 디렉터는 "1막은 '전통', 2막은 '변화' 3막은 '새로운 전통'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이번에 관객과 만나는 일무는 전통을 어떻게 발전·계승시킬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음악 역시 기존의 제례악과 달리 강렬하다. 여러 무용 공연에서 현대적인 음악을 선보여온 김재덕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음악도 맡았다.

김재덕 안무가는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을 깎아 아쟁인 듯 아닌 듯하게 소리를 만들고, 싱잉볼을 마림바 스틱으로 쳐 소리를 만들었다"며 "녹음한 악기 중에서도 고음을 담당하는 태평소, 피리 등의 소리를 빼 무거운 느낌을 덜어냈다"고 밝혔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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