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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충원율이 뭐길래…교직원 배우자·자녀·조카까지 허위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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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교육부 재정지원 가능대학 평가지표 [사진 제공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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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모 사립전문대가 신입생 충원률을 높이기 위해 교직원 배우자, 자녀, 조카 등을 허위 입학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해까지 정부 재정지원 가능 대학으로 선정됐던 이 대학은 올해 교육부 평가에서 탈락했다.

18일 인천지검 부천지청(지청장 김형근)은 신입생 충원율을 허위 보고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모 사립 전문대 이사장 A씨(72)와 교학부총장 B씨(59), 입시학생팀장 C씨(49) 등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2월께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입학 의사가 없는 지인 등 136명을 허위로 입학시킨 뒤 자퇴 처리하는 방법으로 신입생 선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수시·정시 모집 과정에서 대규모 미달이 발생하자 마지막 남은 추가모집 과정을 통해 충원하기로 마음 먹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2020년 모집인원 1684명 중 136명이 허위 입학자였다. 허수를 동원해 충원률을 채운 이 대학은 전문대학 입학정보시스템에 '신입생 충원율 100%'라고 허위 입력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교학부총장과 입시학생팀장은 대학 이사장 A씨 승인을 받아 모집인원이 미달된 학과장 등 교직원들에게 충원 방안을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총알(허위입학생을 의미하는 은어)을 사용해야 한다" "사모님도 준비하셔야 한다"고 하거나, 학생처 등 직원들이 모집한 허위 입학생을 교수들에게 배정해 등록금 대납 등의 방법으로 허위입학을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교직원들은 자신의 배우자, 자녀, 조카, 처남 등 지인을 허위 입학시켰다. 허위 입학생 중에는 대학원생, 60대 등 고령자도 있었다.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당시 경찰은 검찰에 이 대학 교수 8명을 기소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보완·직접수사를 통해 대학 이사장과 교학부총장, 입시학생팀장의 범죄 사실을 추가로 발견하고 기소 명단에 추가했다. 검찰은 이사장의 휴대전화·대화녹음 파일, 업무일지, 수첩 등을 압수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학교법인 이사장은 사학비리 방지를 위해 학사 행정에 관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입시 업무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등 허위입학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학 신입생 충원율이 교육부가 실시하는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의 중요 지표로 작용하자,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입생 충원율 조작은 대학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제도를 무력화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왜곡시키는 구조적 입시비리 범죄"라고 설명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과 함께 재정지원 대학 선정 등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재정 지원 제한 대학이 되면 정부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도 제한된다.

전날 교육부는 '2023학년도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 및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 추가 선정 가결과'를 발표했다. 2023 학년도 정부 재정지원 가능대학으로 276개교를 선정하고, 일반대 6개교, 전문대 7개교를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추가 선정했다.

신입생 충원율 비리가 확인된 해당 사립전문대는 지난해 까지 정부 재정지원 가능대학으로 선정됐다 올해 처음으로 탈락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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