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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달간 딱 6대 수출"…세계1위 수소차 '넥쏘'의 굴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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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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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충전 인프라의 미약과 차종의 제한으로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었던 수소차는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천연가스 급등 속에 전기요금까지 오르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차 지원 정책이 이어지고 있고, 전기차에 비해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 등을 고려하면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2021.10.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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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판매 1위의 수소차인 현대자동차 '넥쏘'가 4월 한 달 동안 단 6대를 수출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출시된 지 이미 5년차에 접어든데다 경쟁차종인 일본 토요타 '미라이 2세대' 대비 부족한 상품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수소차 수출대수는 단 6대에 그쳤다. 1~4월 수소차 수출량은 56대로 전년 동기대비 89.4% 급감했다. 같은기간 내수 판매도 6.9% 감소한 2708대에 머물렀다. 통계상으론 수소차로 잡히지만, 사실상 유일한 수소차 모델인 넥쏘의 판매 실적이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불안에도 전기차가 선전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 1~4월 전기차 수출은 6만5579대로 63.4%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6만8891대)와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1만1691대)의 수출도 각각 27.8%, 43.5% 증가했다. 내수 판매량도 전기차는 117.9% 증가한 3만8001대, 하이브리드는 21.7% 늘어난 8만905대에 달했다.

반도체 수급문제, 충전 용이성, 차량 가격 등이 수소차 판매 부진의 이유로 거론되지만 넥쏘의 부족한 상품성 문제가 더 크다. 2018년 이후 넥쏘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던 현대차와는 달리 글로벌 시장 경쟁사인 토요타는 상품성을 개선한 미라이 2세대를 2020년 11월 내놓으며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1세대 대비 수소탑재 용량을 20% 늘린 덕에 항속거리가 넥쏘의 609㎞보다 월등한 850㎞에 달한다.

실제로 2021년 전 세계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넥쏘가 9300여대로 5900여대의 미라이를 월등히 앞섰으나 속사정은 다르다. 넥쏘는 작년 한 해 국내에서 8502대, 해외에서 1119대가 팔렸다. 내수시장이 넥쏘의 판매를 견인한 반면 미라이는 일본에서 2447대, 해외에서 3471대가 팔렸다. 해외시장에서 상품성을 입증한 것이다.

내수시장의 경우 라인업이 다양한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소비자의 선택지가 넥쏘 이외에 사실상 전무하다. 기업 및 공공기관 관용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넥쏘란 한 가지 모델 만으론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수소차 예상 등록대수를 1만8000대로 낮춰잡았다. 이는 지난해 보급된 9000여대의 두배 가량되는 수치지만 당초 목표였던 연 2만8000대 수준엔 한참 미달한다. 이 때문에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수소차 보조금 예산도 2250억원 삭감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차 등록 기준으로 보면, 작년 5월까지 2700여대였는데 올해는 5500대를 넘어섰다"며 "일단 줄어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소차 신차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소 승용차 관련 신차 출시가 준비되고 있으며 디자인과 스펙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원래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차 또는 후속 모델 개발에 통상 5~7년이 소요되는 만큼 개발 주기를 고려하면 신차 출시나 대대적인 연식 변경보다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적이라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며 "국내 완성차 업계에 기존 차량의 페이스 리프트라도 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록 수소차 보조금 예산을 삭감했지만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의지는 변함이 없다. 이달 초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수소산업 세계 1등'이라는 목표가 담겼다. 이에 맞춰 정부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전 세계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정책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소트럭, 수소버스 등 수소 상용차 시장의 활성화도 윤석열정부의 중요한 목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수소 상용차 등록 목표치는 350여대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업체에서 지난해부터 수소트럭을 시범 운영 중이지만 올해의 목표는 양산과 보급이다. 실수요자도 구매가 가능해진다.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수소버스는 올해 8월, 수소청소차가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차 R&D(연구개발) 관련 지원 등 수소차 신차 개발, 수소트럭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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