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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주민 통제가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 북한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한 통제는 안 먹히는 징후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네요. 가뜩이나 의약품이 부족할 텐데 사재기까지 판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니까요. 오미크론 앞에서 통제가 무너지면서 방역체계가 난맥상을 보이는 것으로 짐작되죠. 김정은 위원장이 말한 '대동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외부 지원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실무접촉 제안에 반응 없는 북한
통일부가 오전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지만 북한이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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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지문은 코로나 방역협력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북측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해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마스크, 진단도구 등을 제공하고, 우리측의 방역 경험 등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한편, 이를 위한 남북간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하는 내용"이라고 통일부가 설명했죠. 통지문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의 되어 있고, 수신인은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이라고 하고요.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간 긴밀하게 협력하는 부분들이 끊어져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본인들이 어려울 수 있는 부분에 바로 대답을 기대하거나 재촉하기보다는 우리가 좀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게 좋다"면서 재촉하지 않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기자들에게 애기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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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 취임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남북 방역협력에 적극적인데요, 권 장관은 "북한도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서 주민들의 피해를 막는 데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취임식에서 당부했네요.
코로나 상황, 평양이 가장 심각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인 류영철이 조선중앙TV에 나와 14일 저녁 6시 기준으로 지역별 코로나 상황을 소개했는데요, 아무래도 평양이 확진자와 유증상자가 가장 많네요. 평양시내 확진자는 42명으로 전체 확진자 168명의 25%였고요, 중국과 인접한 평안북도 확진자는 20명, 자강도와 양강도 등 그 외 국경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죠.
특히 평양의 유증상자는 14일 하루 동안에만 8천3천445명으로, 13개 직할시 및 도 가운데서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도됐죠.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확산 출발점이 사실상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 등 대규모 정치 행사였다는 걸 이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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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의 경우 각지에 주둔하던 72개 군부대와 군사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하고요, 열병식 뒤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지방에 나가 있던 청년들을 평양으로 다시 긴급 수송해 기념촬영하기도 했죠. 이때 김 위원장이나 청년들 모두 '노마스크'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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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통계…"3만4천 명 숨질 수도"
북한의 발표를 보면 전국적인 유열자(발열자)는 누적으로 121만3천여 명이고 사망자가 50명인데요, 치명률을 계산해 볼까요. 0.004%로 나오니까 거짓 발표라고 봐야죠. 대부분 국민이 2차까지 백신 접종한 우리도 치명률이 0.13% 수준인데 '제로 백신'의 북한에서는 그런 치명률이 나올 수 없다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죠.
다른 통계도 믿을 수 없지만 사망자 통계는 실제보다 크게 축소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건 '걸려도 안 죽는 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죠. 그래야 민심이 동요하지 않을 테니까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세미나에 참석해 최소 3만4천여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정했네요.
오 교수는 본격적 유행이 시작된 시기가 4월 15일이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사망률 데이터 등을 근거로 향후 북한에서 오미크론 유행에 따른 사망자 수가 3만 4,540명이 될 거라고 예측했네요.
오 교수는 "보수적인 추정치"이지만 "북한 대응에 따라 충분히 줄어들 수도 있다"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은 뒤 이런 말을 했네요. "저는 이 수치가 유행이 다 지나간 뒤 되돌아봤을 때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으로 밝혀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보건당국도 "감염 통제 어려운 듯"
통일부가 대북 통지문 시도한 시각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방역당국은 북한 코로나 상황이 공식 발표된 내용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네요.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북한이 진단검사 없이 증상만 갖고 확진자를 판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른 문제들을 설명했죠. "오미크론은 확진자 절반 정도가 무증상이고, 발열은 10%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증상 중심으로 확진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무증상자 또는 유증상자 중 초기 무증상자로 인한 주변 감염 전파를 차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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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상자라도 초기 무증상 시기에 주변 전파시키는 것에 대해 대처할 방법 없다는 얘기다. 감염 전파 통제 어려운 상황일 거라고 추정한다. 예방접종 워낙 안 돼서 중증 방지와 사망 방지 어려울 것이다. 우리 치명률은 빠른 조기 진단과 광범위한 예방접종 결합해서 나온 것이다. 결합되지 않는 경우 오미크론이라 하더라도 치명률은 굉장히 올라갈 수 있다. 고령층에서는 치명률 높게 나타나는 위험성 있다. 정보 없는 관계로 여러가지 추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러나는 의료·방역 난맥상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휴일인 어제 다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는데요,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민군을 투입해 안정시키라고 특별명령을 하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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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또 "전국적으로 의약품 취급 및 판매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정적 현상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지적하시면서, 엄중한 시국에조차 아무런 책임도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중앙검찰소 소장의 직무태공, 직무태만 행위를 신랄히 질책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부정적 현상은 약품 사재기와 불법 유통 같은 비리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죠. 이런 부조리를 법적으로 감시·통제하지 못했다면서 검찰 간부 등을 꾸짖은 거죠. 김 위원장이 약국을 현지지도하기도 했고요.
평양에도 약이 제때 공급되지 않고 사재기 등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군까지 투입된 건데요, 평양이 이 정도면 지방 사정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죠.
의약품 공급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김 위원장이 표현한 '대동란'을 수습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오미크론 확산세와 방역 통제 난맥상을 보면 외부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조금씩 커지고 있네요. 물론 지원을 받더라도 남측보다는 중국이나 국제사회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요.
오늘의 한 컷
경남소방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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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선자산 정상 부근에서 헬기가 추락해 기장이 숨지고 두 명이 다쳤는데요, 사진 속 사고 헬기는 등산로 정비사업에 필요한 자재를 실어 나르다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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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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