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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진짜 ‘있는 그대로’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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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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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있는그대로’란 무엇인가?

마음공부를 하는 분들은 ‘도(道)란 있는그대로다’란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 ‘있는그대로’를 다 자기식으로 해석한 ‘어떤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자면 ‘아무 생각도 없는 순수한 자리’라든가 뭐를 ‘아는 자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면 이미 진짜 ‘있는그대로’의 자리는 가리어지고 오염된 것입니다. 왜냐면 진짜 ‘있는그대로’란 그런 ‘이건 무엇이다’란 생각분별에 따라가기 이전의 스스로 그냥 있는 천의무봉한 자연스러운 지금 이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건 뭐다’에 따라감이 없어야 본래의 ‘있는그대로’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선 생각도 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을 따라가 ‘이게 진리’라고 붙잡진 않습니다. 그 어떤 생각도 진리를 그대로 표현할 순 없으니 그건 다만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볼 때 거기에는 그냥 ‘봄’(seeing)만이 일어날 뿐 보는 자, 보는 행위, 보이는 대상은 사실 다 우리들 생각이 개념적으로 나누어져서 분별한 것이듯이 아는 자리, 아는 행위, 알려지는 것들도 다 마찬가지로 생각분별에 불과합니다.

실제로는 한 ‘앎’ 자체 속에 이 세가지가 분별 되어 일어나기 이전 상태로 녹아서 들어있을 뿐입니다. 실제로는 알려지는 대상 없이 아는 행위나 아는 자리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건 다 미세한 생각일 뿐입니다. 진짜 ‘있는그대로’의 자리에선 무엇이 있다는 생각조차 없습니다.

그게 참다운 ‘있는그대로’의 자리입니다. 생각을 전혀 안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생각을 해도 그 생각이 만든 것에 절대로 사로잡히거나 속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다운 ‘있는그대로’란 깨어난 이에게만 자각이 가능합니다. 아직 정견력이 부족하여 자기가 일으킨 미세 상념에 속으면서도 그걸 모른 채 ‘있는그대로란 이런 것이다’라고 분별한다면 결국 자기 생각에 속는 것입니다.

진짜 ‘있는그대로’란 결국 아무것도 진리라고 따로 갖고 있거나 통째의 삶을 그대로 보지 않고 그 안에서 아는 자리, 보는 자리, 빛의 자리 등으로 생각을 써 이해하고 분별하는 이상은 스스로 드러나지 못하는 천의무봉한 본래의 것입니다.

글 김연수(명상가·한양특허법인 대표변리사·피올라마음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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