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히는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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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의회는 이를 며칠 안으로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핀란드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을 내게 되며, 이는 다음 주 중 이뤄질 것으로 AP통신은 내다봤다.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도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 찬성론이 커졌다. 스웨덴도 이르면 15일 나토 가입을 결정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니니스퇴 대통령에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는 핀란드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라진 안보 환경 등을 들어 핀란드의 나토 가입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가 안보 위협이 실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적 중립이라는 기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러한 결정은 오랜 기간 이웃 국가로 쌓아온 상호 협력의 환경에도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12일 핀란드가 성명을 통해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후 “군사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핀란드는 EU 국가 중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약 1340㎞)을 맞대고 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0시를 기해 핀란드로 향하는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RAO 자회사인 RAO 노르딕은 전날 “전력 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14일부터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예고했다. 핀란드 전력 사용량 중 러시아산 전력은 10%를 차지한다. 핀란드가 현재 부족한 전력을 스웨덴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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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며칠 내 나토 가입을 결정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사가 공식화되면 양국 정부가 함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 전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을 한다면 환영받을 것이고,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터키가 두 국가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나토 규정상 신규 회원국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터키 측은 북유럽 국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문제 삼고 있다. PKK는 터키 남동부 등에 있는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쿠르드족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활동 중이다. 이와 관련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은 15일 “터키는 중요한 동맹국이며, 우려를 제기한 것뿐”이라며 “터키 정부가 제기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제기됐다. 영국 더타임스는 미국 잡지 뉴라인즈가 입수한 익명의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와 서방 투자자의 통화 녹취록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으로 매우 아픈 상황이며,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 직전 관련한 수술을 받았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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