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가상화폐 시장이 공황 상태입니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 두 코인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들 가상화폐가 폭락하자 거래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119달러까지 올랐던 루나는 최근 7일 동안 폭락해 이날 1센트대까지 떨어졌고, 자매 화폐인 테라는 26센트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이어 한국 시간 13일 오전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는 루나를 상장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연일 이어진 폭락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습니다.
테라는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이른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가치가 안정적인 코인'을 뜻합니다.
코인은 하루에도 수십%가 등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심한데 스테이블 코인은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코인의 가치를 기존 화폐 등에 연동 설계해 유지합니다. 즉 1달러를 예치하면 1달러에 해당하는 코인 1개를 발행하는 식입니다.
테더, 다이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지만 테라는 특이한 알고리즘을 통해 코인을 발행합니다. 루나의 공급량을 조절해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춥니다.
예를 들어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발행해 테라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임으로써 테라 가격을 다시 1달러에 고정시키고, 1달러를 웃돌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여 소각시키는 식입니다.
아울러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이런 거래 알고리즘을 놓고 폰지 사기(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두 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이 50조원에 달했고, 테라의 시가총액도 23조원을 웃돌았죠.
이번 루나와 테라 사태의 원인은 뭘까요?
최근 미국의 긴축재정으로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선 투매가 나타났습니다.
가상화폐 상승기에는 이 알고리즘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테라-루나 시스템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테라가 1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테라폼랩스는 대량 발행한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임으로써 테라 가격을 올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루나 가치는 계속 떨어졌고 테라와 루나를 동반 투매하는 뱅크런(대량 인출)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단 국내 거래소들은 해당 종목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입출금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한 상황입니다. 테라와 루나 사태를 둘러싼 소송과 형사 고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임동근 기자 박상곤 인턴기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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