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두루미 도래지·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경향신문]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와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연천군 도래지와 세종시 연기면 은행나무 2건을 천연기념물로 12일 지정한다고 11일 알렸다.

문화재청은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를 두고 “전 세계 생존 개체(1만1000여 마리) 중 우리나라에 약 6000여 마리가 월동하는데, 그 중 약 1500여 마리가 연천 임진강의 자갈과 여울, 주변 농경지에서 휴식지, 잠자리, 먹이터로 이용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했다.

연천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휴식중인 두루미와 재두루미.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역사·문화적 가치도 꼽았다. 십장생의 하나인 두루미는 동양화, 조각품, 수예품, 장식품에 두루 들어갔다. 지금 500원 동전에도 새겨졌다. 조선 시대 당상관들이 착용하는 관복의 흉배(胸背)엔 출세를 상징하는 의미로 두루미를 수 놓았다. 문화재청은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적색자료목록에서 멸종위기종(EN, Endangered Species)으로 지정 보호하는 조류다. 국제적으로 보존·보호의 필요성도 큰 동물”이라고 했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는 고려말 충신 임난수 장군(1342~1407)의 사당(현 숭모각) 앞에 심어졌다. 문화재청은 “<부안임씨세보>(1674)의 부조사우도(사당을 그린 그림)에 은행나무 한 쌍과 행정(杏亭, 은행나무 정자)에 관해 기록했다. 충청도 공주목 <공산지>(1859), <연기지>(1934)에도 은행나무에 관한 내용이 나와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연기지>엔 500여 년 전 임난수가 은행나무 2그루를 심었다는 기록과 세종이 이곳에 부조묘(불천위 제사의 대상이 되는 신주를 둔 사당) 건립을 명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암수 한 쌍에다 은행나무 2그루를 사당 좌우에 병렬로 식재한 전통 조경 양식, 전월산 자락의 숭모각과 조화를 이룬 경관 등 학술·경관적 가치도 있다고 했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와 숭모각(임난수 사당). 문화재청 제공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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