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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흰색 정장 김건희 여사, 문재인·박근혜에 깍듯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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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퍼스트레이디로 첫발을 내디딘 김건희 여사는 시종일관 조용히 윤석열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국립현충원 방문 때는 검은색 투피스를, 취임식과 경축 연회 때는 흰색 원피스 정장을 단색으로 맞춰 입었다. 소품과 장신구를 최대한 걸치지 않았다. 머리스타일은 얌전한 어깨 길이 단발을 유지했고, 앞머리를 비스듬히 앞으로 내렸다. “절제된 출발”이란 말이 그래서 나왔다.

중앙일보

이날 오전 국립 현충원을 참배할 때는 검은색 투피스를 입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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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이날 입은 의상들은 모두 중저가 맞춤 옷을 판매하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별도로 의뢰해 지어 입은 것이라고 한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지난달 사비로 옷을 맞췄다”며 “옷 색상과 디자인은 김 여사가 손수 정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논란을 피해 전 과정을 비공개로 조용히 진행했다”고 말했다.

순백의 취임식 의상에는 ‘깨끗한 정치, 새 출발’이라는 염원을 담았다는 게 김 여사 측 설명이다. 단아함과 여성미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초기 의상 콘셉트를 ‘나비’로 잡았고, 그 결과 허리라인을 강조하며 무릎 아래까지 직선으로 퍼지는 치마 정장이 탄생했다고 한다. 여기에 한복을 연상시키는 브이넥 재킷, 큼지막한 옷고름 형태의 리본 벨트를 더해 전통미를 추구했다.

이날 김 여사가 흰색 구두에 원피스 안 블라우스까지 ‘올 백’으로 갖춰 입은 걸 두고 일각에선 여성 참정권을 의미하는 영미권의 ‘서프러제트 화이트(suffragette white)’ 패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여사는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축 연회 때도 차이나 칼라 디자인의 흰색 재킷형 원피스를 입었다.

취임식 때 귀걸이를 했던 김정숙 여사와 달리 김 여사는 대신 이날 귀걸이· 반지·목걸이 등 눈에 띄는 보석류를 걸치지 않았다. 구두도 장식 없이 앞코가 둥글고, 굽이 좁지 않은 형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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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의 조심스러움은 말과 행동에서도 도드라졌다.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쓴 채 “감사합니다” “잘 부탁합니다”를 반복했다. 별도의 공개 발언은 없었다. 서울 서초동 자택을 나설 때부터 현충원 참배→취임식 행진·퇴장→용산 환영식→국회 연회까지의 모든 동선에서 윤 대통령 뒤로 대여섯 걸음 넘게 간격을 두고 걸었다. 윤 대통령이 뒤를 돌아보고 김 여사에게 손짓하며 ‘이쪽으로 가까이 오라’고 여러 번 챙길 정도였다. 윤 대통령이 돌연 방향을 바꿀 때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김 여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연단에서 조우할 때 허리를 90도 가까이 세 번 숙여 인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날 때는 김 여사가 단독으로 차량 앞까지 직접 의전했다.

만 나이법에 따라 ‘40대 젊은 퍼스트레이디’인 김 여사가 겸손하고 얌전한 모습을 보이려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측근은 “여사가 당선 전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한 대국민 약속을 최대한 지키고 싶어한다. 전시·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도 곧 휴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당분간 외교 행사 등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일정 외에는 공개 행보를 자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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