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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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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EU 가입' 해법 낸 마크롱 "새 '유럽 정치 공동체'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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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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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별개로 우크라이나 등이 합류할 수 있는 새로운 '유럽 정치 공동체' 창설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유럽 편입에 대한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외신 등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의 야망과 통합 수준을 고려할 때, EU는 단기간에 유럽 대륙을 통합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없다"며 "우리의 가치를 고수하는 민주적인 유럽 국가들이 정치적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제안한다"고 로이터 통신과 가디언 등이 이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 대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밝힌 날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내일 후보 자격을 준다고 해도 가입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며 "회원국의 기준을 낮추지 않는 이상 이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유럽의 통합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롱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인 2018년 유럽의 결속을 위해 EU와 뿌리를 같이 하는 공동체에 대한 구상을 제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묘사한 새로운 유럽 공동체는 EU 바깥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몰도바 등을 포함해 EU를 탈퇴한 영국도 포함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 공동체는 유럽의 안보·에너지·교통·투자·인프라, 특히 젊은 세대들이 국경 간 이동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또 "(새 기구에) 가입한다고 해서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줄곧 유럽의 통합, 더 강한 유럽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자신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프랑스가 더 많은 유럽을 원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안은 없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악시오스는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은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은 유럽의 정치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포괄적이고 전위적인 제안이지만, 비전에 비해 디테일은 부족하다고 했다. 또 유럽에 대한 과감한 처방전을 제시했던 이전 사례에서처럼 구체적인 정책 등은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 위기는 '유럽 프로젝트'에 두 가지 고민을 안겼다며, 지금 EU는 우크라이나 등에 회원 자격을 부여하기엔 경로가 좁다는 점과 헝가리와 같은 기존 회원국이 유럽의 결속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헝가리는 EU 차원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반대하는 등 단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새 공동체 제안은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는 게 악시오스의 진단이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G7 정상회의에 이어 오늘 유럽의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EU 가입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며 "6월 중으로 의견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EU로 가는 길에 중요한 단계인 2차 설문지를 작성해 제출했다"며 "보통 몇 달 걸리지만, 몇 주 만에 모든 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나흘 후인 지난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우크라이나의 신속 가입 절차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다. 이 문제는 내달 EU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후보 지위를 부여할지를 결정할 때 대두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로 후보 지위를 얻더라도 회원국이 되려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폴란드는 1994년 신청 후 가입까지 10년이 걸렸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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