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2020년 코로나위기 안전판 역할 톡톡
대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외환 개방 앞두고 필요성 커져
추경호 “미국과 스와프 장치 중요…외환·금융시장 긍정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해 “미국 같은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 장치를 만드는 건 굉장히 중요하며,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의제 설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통화스와프란 양국이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빌려 오는 계약으로, 한미 간 이 스와프를 체결하면 유사시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약정한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처음 300억달러 계약을 체결했으며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불안하던 2020년 60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때 통화스와프는 한국이 고환율 위기를 넘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2020년 체결한 계약은 지난해 12월 종료됐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까지 크게 뛰면서 다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과정에서 역외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을 준비 중이다. 이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데 이에 대비한 통화스와프 계약도 필요하단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약 열흘 만에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한·미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도 양국 통화스와프 체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곳은 유럽·일본 등 5개국에 그친다. 한국은 원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지 않는 비기축통화국이라 미국 입장에서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에 외환제도 선진화를 통해 환율 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직까지 한·미 정상회담 의제 설정이나 통화스와프 상시화에 대한 구체적 논의나 검토는 없었다”고 전제하며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면 긍정적이겠지만, 상대국 입장이나 외교적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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