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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경제인 사면 여지 없나" 文 "바둑돌 잘못 놓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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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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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특별사면을 건의했었다고 4일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세종 총리 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정치인 사면은 안 하더라도) 경제인 부분들은 따로 볼 여지가 없겠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문 대통령과 마지막 주례회동에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와중에 경제인들만 (사면) 한다는 것도, 오히려 잘 해결될 수도 있는 것을 우리가 바둑돌을 잘못 놓는 것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답했다고 한다.

김 총리는 주례회동에서 사면과 관련해 각계의 의견을 보고한 뒤 “다들 (사면을) 기대하고 있던데 이 문제에 대해 결심을 하셨냐”고 물었다는 사실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국민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지 않냐. 대통령 임기 말에 사면권을 남용하는 듯한 그런 모습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고 김 총리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고 임기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김 총리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과 관련해 “무소불위의 권력은 이제 견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법인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된 날이었다. 김 총리는 “검찰 개혁안 때문에 마치 무슨 공동체 전체가 부서질 것처럼 하는데 저는 워낙 젊을 때부터 검찰에 가서 많이 수사받아보고 얻어 맞아봤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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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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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리는 “검찰이 언제부터 저렇게 세졌냐. 문재인 정부 들어오고부터”라고 했다. 그는 “그 전에 검찰은 누가 견제했냐. 국정원이었다. IO(국내 정보 담당관)들이 있어서 컨트롤(제어)이 됐다. 우리(문재인 정부)는 그걸 안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했기 때문에 검찰 권력도 커졌다는 일각의 분석과는 다른 시각이다.

김 총리는 2020년 검사들이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이 자체 수사를 하며 1인당 접대액을 100만원 이하로 계산해 불기소를 한 일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준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가 이런 식으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니까 어떻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제가 경찰을 다루는 장관(행정안전부 장관)을 해보지 않았는가”라면서 “그런 일(경찰의 수사권 독점)은 일어나지 않는다. 경찰 안에서도 ‘체크 앤 밸런스’(견제와 균형)가 이뤄지고, 검찰이 가진 보완 수사권도 막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건 또 계속 채워나가야 하겠고, 정말 범죄자에게는 유리하고 국민에게 불리하다면 꼭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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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 시절 활동 내용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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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사실상 김 총리의 송별 간담회였다. 김 총리는 재임 기간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 보호아동의 복지 시설 거주를 기존 18세에서 24세로 상향 조정한 일, 베트남전 참전 용사를 모두 보훈 대상자에 포함하기로 한 일을 꼽았다. “가장 아팠던 기억”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다시 강화했던 때라고 했다.

김 총리는 주변에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5년 뒤 정치권이나 국민 사이에서 포용적 리더십 요구가 있을 때 응답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제 결심을 존중해달라”고 답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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