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생활공간 추정…기와·토기 등 유물 정보 수록
경주 황룡사 항아리 출토 모습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규모와 품격 면에서 신라 최고 사찰이었던 경주 황룡사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세 번째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지에서 공동 생활공간에 해당하는 강당 북동편 구역 발굴조사 내용을 수록한 '황룡사 발굴조사 보고서Ⅲ - 강당지 북동편지구'를 펴냈다고 4일 밝혔다.
황룡사는 발굴조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차에 걸쳐 이뤄졌다. 금당(金堂·본존불을 모신 건물)·목탑·강당 등 회랑 안쪽 사찰 중심부에 관한 조사 결과를 정리한 첫 보고서는 1984년 출간됐다. 이어 2019년 12월 동회랑 동편을 다룬 2권이 뒤늦게 발간됐다.
경주 황룡사 강당 북동편 지구 건물터 배치도 |
이번 보고서는 1981∼1983년 조사가 진행된 강당터 북동편 구역 건물터와 출토 유물을 소개했다.
학계에 발굴 성과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곳에서는 동문, 창고, 승방, 식당 등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유적 39개와 우물, 배수로 등이 확인됐다. 사찰 북쪽과 동쪽 경계도 드러났다.
건물터 29호는 음식 재료를 담았던 것으로 짐작되는 큰 항아리 조각 50여 개가 출토돼 식자재를 저장하는 창고로 판단됐다.
또 백제와 고대 일본 승방터와 구조가 유사한 건물터 25호는 전돌(벽돌)로 축조한 화로 시설이 나와 거주 공간으로 추측됐다.
규모가 386㎡에 이르는 대형 유적인 건물터 48호는 식당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황룡사 동편 담장과 이어지는 건물터 13호는 승원 영역으로 출입하는 동문터로 추정됐다. 이 건물터 서쪽 빈터는 지반을 단단하게 다진 점으로 미뤄 통로나 도로였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경주 황룡사 창고 추정 건물터 |
유물은 대부분 생활이나 의례와 관련된 물품이 출토됐다. 기와나 토기가 특히 많았다. 토제 등잔도 각 건물터에서 발견됐고, 벼루나 생활 용기도 다수 발굴됐다.
보고서는 "등잔은 주거시설에서 불을 밝히는 용도로 썼을 수 있으나, 사찰이라는 장소 특수성과 관련해 의례용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황룡사 강당 북동편 지구는 우리나라 고대 사찰 외곽 영역의 구조와 성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며 "각 건물터의 기능과 관련해서는 심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강당 북서편 구역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연구소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황룡사 조사보고서 |
psh5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