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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이번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금지를 결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의 경제적 여파를 감안해 고심하던 유럽이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 독일의 입장 변화 등에 맞물려 초강수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점진적으로 제한해 올해 안에 완전히 금지하는 조치를 제안할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은행을 추가적으로 퇴출시키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그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 중단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왔으나 경제적 여파를 우려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독일이 의지를 보이면서 EU의 결단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최측근 요르그 쿠키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EU의 석유 금수 조치를 환영한다”라며 “우리는 단계적 축소 기간 고려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것을 중단하고 싶지만 다른 석유 공급원을 독일로 들여올 수 있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를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오는 6월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가을까지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 역시 2024년 중반까지 크게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기후부 장관은 1일 AP통신에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비중을 석유 12%, 석탄 8%, 천연가스 35%로 줄였다고 밝혔다. 수입처를 다양화해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인 것이다. 그는 “모든 조치들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우리가 더 이상 러시아로부터 협박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러한 노력과 대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늦여름까지는 러시아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대사 회의에 맞춰 대러 대러 제재 계획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에너지 장관들도 1일 브뤼셀에서 만나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EU가 이번 조치에 합의한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6번째 제재 패키지가 된다.
다만 EU의 제재가 현실화되려면 27개 회원국 모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현재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등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산 가스나 원유에 대한 제재 확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맞불 작전의 의미도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유럽 국가들의 분열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독일 등 다른 EU 국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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