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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불과 몇달새 5억 떨어졌다"…영끌 진원지 청라·동탄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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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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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통령선거 이후 주택시장에서 입지에 따른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강남구, 서초구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 '영끌 매수' 열풍이 불었던 서울 외곽, 경기 지역은 직전 최고가보다 수억 원 낮은 가격에 매매된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222.76㎡(81평형)가 80억원(22층)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달 7일 76억원(26층)이었는데 2주 만에 4억원 오른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동 '반포자이' 전용 216.49㎡(80평형)도 같은 날 69억원(27층)에 팔리며 지난해 12월 59억5000만원(17층)보다 9억5000만원 상승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매물이 올라오고 있다"며 "매수 문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보유세 경감 등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핵심 지역과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강화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급등의 '주범'을 다주택자로 지목하며 수년간 대출과 세제 등 다양한 규제를 1주택자 위주로 재편하면서 인기 지역 고가 주택 선호가 '대세'로 자리 잡았는데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이런 경향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무더기 최고가 거래가 쏟아진 서초구 반포동 등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되면서 '풍선효과'에 따른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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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화하는 부동산 시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는 서울, 경기 외곽 지역 주택은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 호재로 집값이 다락같이 오른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의왕시 등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많게는 5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가격 급등 이후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절벽 상태가 지속하던 가운데 최근 매수세가 다소 살아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은 급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음 달 11일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기로 하면서 이들 지역의 급매물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 11일 화성시 청계동의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11억4000만원(19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8월 거래된 13억6000만원(34층)보다 2억2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인근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도 2일 11억6700만원(11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 14억5000만원(5층)보다 3억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전용 84㎡ 최고가(12억9500만원)를 기록한 '청라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도 지난달 7억5000만원(5층)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의왕도 급매물이 나온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로' 84㎡ 17층 매물은 이달 11일 12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에 나온 직전 실거래가는 16억3000만원(25층)이었다.

서울 외곽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는 지난달 28일 10억6000만원(14층)에 거래돼 지난해 6월 최고가 12억5000만원에 비해 1억9000만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최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게 그중 하나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강남 지역에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절대 거래량이 워낙 낮은 수준이라 상승장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까진 눈치 보기 장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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