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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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자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패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앞섰지만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뒤져 김 후보자에게 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이 '윤(윤석열)심' 논란 속에 '당심'에 밀린 것이다.
1.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vs "배신의 정치"
친박(친박근혜)계로 통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오른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2015년 4월 국회 첫 교섭단체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심판해줘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새누리당에선 비박계 의원과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내홍이 일었고 유 전 의원을 향해 원내대표를 사퇴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중도층과 진보 진영에서 '개혁 보수'라는 평을 받았지만 강경 보수층 지지자들로부터는 '배신'의 낙인이 찍혔다.
유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공천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다. 유 전 의원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이라며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새누리당 복당 이후 대권 주자의 위상을 갖게 되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2. 탄핵정국 당시 바른정당 창당 주도
유 전 의원은 2017년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비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 그러나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심은 다시 한번 갈라졌다. 2017년 5월 2일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의원 13인이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집단 탈당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유승민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많은 노력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탈당 의원 중 한 명이었던 장제원 의원은 유 전 의원을 두고 "함께 생사고락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인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가슴 아프다"면서도 선거를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득표율 6.76%로 4위에 머물렀다. 유 전 의원은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대권에 도전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에게 밀려 경선에서 패했다.
3. 경기지사 도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유 전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재기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유 전 의원은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제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친다"며 포부를 전했다. 대구에서만 4선을 지낸 만큼 출마의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부동산 민심을 사로잡을 경제 전문가로서 중도층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선 비판이 이어졌다. 함진규 전 의원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후보가 와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경기도를 그저 인기 투표장으로 생각하는 행위"라고 했다.
4. "2016년과 똑같다"
경기도지사 후보자 경선에서 유 전 의원은 득표율 44.56%로 초선 의원인 김은혜 후보(52.67%)에게 패배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와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 50%로 진행된 경선 투표의 세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유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앞섰지만,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크게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 출신인 김 후보의 출마로 당심이 김 후보를 지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대결에서 졌다"며 "2016년 진박 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되고 싶었으나, 물살은 세고 저의 힘은 부족했다"면서 "여기가 멈출 곳"이라고 밝히며 정계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어윤지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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