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인터넷에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해 물건을 주문하기도 하지만 한편에선 종이로 수표를 주고받고 있다. 비교해 보건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금융 현대화의 일부다. 특히 이더리움은 그 위에 스마트 계약이라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잠재력이 커 보인다. 우리는 이것을 탈중앙화 또는 금융의 웹3.0이라고 부른다. 분명 이는 미래 금융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는 수많은 토큰들이 오가며 게임 내 권리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금융 거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는 일상일지 모르지만, 세계는 갈수록 한국을 따라하고 있다.
물론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안다. 또 새로운 지불 시스템의 출현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은 거품을 통해 성장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국제결제은행(BIS) 경제고문·조사국장의 견해에 동의하지 못한다. 사실 신 교수와 나는 옥스퍼드대에서 룸메이트로 생활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한 회의에서 "가상화폐는 돈이 아닌 투기 자산"이라며 "자금 세탁, 랜섬웨어 공격, 금융 범죄를 조장하는 데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처럼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고 촉진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적으로 그를 좋아한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을 보는 것 같다. 오늘날 인류는 가상화폐라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그 혁신을 방해하고 전면 막아서는 것은 미래를 위해 올바른 길이 아닐 것이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선에서 규제를 하는 것이 미래 통화의 태동을 위해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금본위제의 잔해를 쓸어버린 혁명만큼이나, 오늘날 심오한 화폐 혁명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리 =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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