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부조 도입 이후 각 정책 시행시 사회적 후생 변화. 한국개발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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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자영업자나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업부조 등 국민취업지원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 가입에 비해 이들을 더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6일 공개한 ‘자영업자까지 포괄하는 고용안전망 구축방향’ 보고서를 보면 동일한 재정을 투입했을 때, 고용보험을 자영업자에게 의무화하지 않고 현재 실업부조를 더 강화하는 것이 전체 자영업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고 일부 자영업자에게만 실업급여를 지급한 것에 비해 사회 후생 측면에서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을 자산 수준별로 4개 분위로 나눠 정책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자산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의 경우 전체 자영업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고 일부 실업부조를 적용하면 기존 상태에 비해 사회적 후생 증가폭이 24% 늘었다. 반면 같은 규모의 재원을 실업부조를 강화하는 데만 더 투입할 경우 사회 후생 증가폭은 71%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자산 수준이 높은 2분위와 3분위에 대해서도 같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실업부조를 강화하는데 재원을 온전히 투입할 때 사회적 후생 증가폭이 늘어나는 비율이 각각 2.1배, 1.7배씩 더 높았다. 단 자산 수준이 가장 높은 4분위의 경우는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의무화할 때의 사회적 후생의 증가 폭이 실업부조를 강화할 때보다 더 컸다.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전체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됐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26%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 증빙 단계에서부 경제적·시간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소득 및 자산에 대한 행정자료가 완비되더라도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 및 자산의 의미가 제각각 탓에 자영업자 전반에 적용되는 소득·자산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의무화하면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높지만 정작 실업급여가 필요한 가난한 자영업자가 자발적으로 폐업할 경우 오히려 도움을 받기 어려운 데 반해 실업부조는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초점 맞추게 돼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이 집중된다”며 “자영업자 전체로 고용보험 의무적용을 확대하는 방향보다는 현재 국민 취업지원제도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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