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정치권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이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마지막 간담회에서 "수사권·기소권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인데 추진 방법이나 과정 역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여야가 합의했던 박 의장 중재안에 힘을 실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오수 검찰총장부터 수뇌부가 연쇄 사표를 제출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서도 "검찰 내부 반발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 "권한이 축소되는 것이기 때문에 불만도 있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주는 여러 불편도 걱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검찰이 장점을 보였던 부패·경제 수사는 직접 수사권을 보유하고 수사권 없는 부분도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며 "가벼운 사건은 경찰에 넘기고 오히려 검찰이 잘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검찰의 반발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방향으로 검찰이 더 노력해달라"면서 검찰의 자제를 촉구했다. 사의를 표명한 김 총장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에는 좀 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수완박' 법안이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위험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분으로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분리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씀할 수 있는데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과 관련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입법부인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직접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여론 악화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헌법정신을 크게 위배하는 것이고 국가가 헌법정신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검찰총장직을 사퇴할 때 말한 것과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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