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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은해, 남편 사망 후 해외여행만 10번..."장례식땐 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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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숨진 이은해씨의 남편 윤모씨가 2019년 6월30일 사망 당일 집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SBS 캡처]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피해자인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장례식장에서 휴대전화 게임을 하는 등 배우자상을 당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이씨는 윤씨의 장례식을 치른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30)씨와 해외여행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SBS는 경찰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계곡 살인 사건 경찰 수사 결과 보고서엔 윤씨의 장례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이 상주였던 이씨의 행동을 묘사한 내용이 담겼다.

장례식장에 방문했던 윤씨 지인은 “이씨와 여성 2명이 장례식장 근처에서 웃고 떠드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다른 지인은 “이씨가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휴대전화 게임을 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이씨가 장례식 뒤 잇따라 해외여행을 다녀온 구체적인 내용도 드러났다. 윤씨의 사고 당일로부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2019년 7월28일 이씨와 조씨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어 8월21일엔 베트남, 보름 뒤인 9월7일엔 홍콩 여행을 갔고 필리핀, 마카오 등 이듬해인 2020년 2월까지 짧게는 2박3일에서 길게는 18박19일까지 두 사람은 총 10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경찰은 이런 행동들이 배우자상을 당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수사 기록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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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왼쪽)씨와 조현수씨가 지난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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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고서엔 이씨가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한 진술을 계속 바꾼 내용도 적혀 있었다.

이씨는 1차 조사에서 윤씨가 계곡에서 다이빙한 직후 조씨가 물속에 들어가서 찾았다며 정상적인 구호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두 번째 조사에서는 ‘조씨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바꾸더니 그 이후에도 ‘조씨가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보지 못했다’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진술을 수시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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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수)는 구속된 이씨와 조씨를 상대로 이틀째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한 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씨를 보호 장비 없이 물에 뛰어들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당시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른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2019년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 22층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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