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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부산시, 대기오염 주범 미세먼지에 '뒷짐'...터널 내 공기정화시설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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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대교~장림고개 간 지하차도 건설공사 장기화로 '대기오염' 등 악화

아주경제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차도는 총 연장 2.31km의 4차로로 항만배후도로 및 내외부 순환도로 등 연계 수송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건설이 시작됐다. 2016년 12월 24일 첫 삽을 뗀 이후 2022년 말 개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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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건설본부가 지난 2016년 말에 첫 삽을 뜨고 2020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라고 야침차게 홍보했던 을숙도대교~장림고개 지하차도가 지장물 등으로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은 물론 대기오염까지 악화되고 있다.

사하구 신평동 을숙도대교에서 구평동 장림고개간 지하차도는 총 연장 2.31km의 4차로 건설공사로 1911억원(국비 852억원, 시비 1059억원)이 투입됐다. 기존 2020년말 개통이 목표였으나, 2022년 올해 개통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문제는 수년째 이어온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대한 피해가 늘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대책은 없다.

최근 대기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으로 인해 발생되는 도로 터널 내 미세먼지 및 유해가스는 터널 건설의 증가와 함께 오염 수준이 높아 질 것으로 예상은 하면서도, 터널 내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형식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건설되고 있는 도로 터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도로터널 외에도 지하차도 등이 꾸준히 예정돼 있어 터널 내 대기오염 및 터널 출구 주변의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차도 개통 후, 출퇴근 시간에 차량이 몰릴 경우, 일산화탄소 등 다량의 공기오염 물질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도심지를 통과하는 경우 터널 내의 환기방식은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터널 내부에서 자동차 주행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타이어와 노면 간의 마찰에 의해 발생되는 물질 등으로 인한 오염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오염 물질로 가득 차 있는 터널을 자동차가 통과할 경우 혼탁한 공기로 인해 운전자의 가시거리 감소와 함께 건강도 위협한다.

교통정체 등으로 터널 내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차량의 외부 공기 유입 차단 장치도 완벽한 구실을 못한다.

특히, 이 지역은 공단 지역으로 화물차,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들의 이동이 많아,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서라도 터널 내외부에 공기오염 정화 장치 등 설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오염 물질로 가득 차 있는 터널 내 공기뿐만 아니라 주변 생활주거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요인으로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터널 공사 중 민원 제기에도 "예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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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지난 2월 맑은 공기, 푸른 바다, 건강한 녹색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더욱 강화된 '2022년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히며, 예산을 대폭 늘려 향상된 부산의 대기 질 수준을 이어가기로 했다. 부산의 미세먼지 수준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19% 증액된 3267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총 공사비 7860억원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민자)도로 건설 중인 지하터널에는 먼지 및 가스오염 제거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으로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차도에는 민원 제기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트팬 외에 다른 공기 정화설비가 들어서지 않는다. 결국 예산이 문제라는 것.

관련 전문업계 등에 의하면, 터널 내 먼지만 제거하는 장치 및 설치비용이 약 22억원, 가스 및 자동화 포함 시 약 50억원의 예산이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019년에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차도 공사 시 터널의 배출 공기 오염을 우려하며, 민원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2021년 감리, 시공사를 통해 공기정화장치 제안 및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시공사는 공기정화설비업체에 개선방안 제출을 요청했고, 공기정화설비업체는 개선방안 및 예산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 등 용역 결과에 따라 지하터널 내 공기오염 발생 기준치 범위 안에 들어가는 데다가, 추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즉, 터널 내 제트팬 설치 외에 공기오염 저감 등 공기정화설비는 하지 않겠다 뜻이다.

터널로의 안정적인 공기 순환을 위해서뿐 아니라, 터널 안 사고로 인한 화재 사고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터널의 적절한 환기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지만, 국내 터널 내 공기정화 시설은 문제가 많다. 국내 터널 중 제대로 된 미세먼지 제거 창지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는 게 공기정화시스템 관련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부산시, 민원에도 불구...공기정화 필요없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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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지하차도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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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신평동에 사는 A씨는 “코로나보다 미세먼지 때문에 호흡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다” 면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곳에 예산을 투입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나눠주기 같은 보여주기식 행정은 필요없다”고 꼬집었다.

부산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공사가 진행되는 현재와 개통 이후에도 기준치 이하로 배출될 것으로 보여, 제트팬이면 충분한다. 사실상 터널 길이가 짦으면 제트팬 설치도 하지 않다"며 당장 설치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설치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변경해야 하는 만큼 관련 비용만 수십억원이 넘어간다" 면서 "3만 4000대 통행량을 기준으로 설계를 했고 지금 분기별로 체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통 이후에도 3년간 사후영향 평가로 계속 측정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걱정처럼 터널 내부의 공기질 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현행법상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를 관리하는 기준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관련 법규정이나 기준의 미비로 인해 새로 건설되는 경우에도 터널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대기 오염으로 매년 7백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대기오염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 등과 같은 수준으로 질병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야기하고, 아동은 폐 기능 감소 및 호흡기 질환 등을 앓게 해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는 코로나19가 아니라 대기오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권고 수준을 강화한 만큼 국내의 터널 내외부 공기 정화장치 또는 설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박연진 기자 cosmos180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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