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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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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유퀴즈' 논란의 19분... 靑·CJ '문 대통령 섭외' 진실공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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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예능 정치화' 논란
19분 방송에서 '민초파' '9수' 재탕
'역대급 허무한 방송' 비판
"시청자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제작 공분"
화제성 비해 시청률은 평타
TNMS "여성 30대 시청률 전주 대비 반토막"
문 대통령 출연 요청 두고 靑·CJ 이견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웃고 있다. tv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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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한 뒤 '예능의 정치화'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에 취임을 앞둔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다고 하자 시청자의 반발이 컸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방송 내용이 부실해 비판이 더욱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와 CJ ENM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이 있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이면서 논란의 불길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윤 당선인 방송이 20일 나간 뒤 상당수 시청자는 '왜 출연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19분 동안 '민초파'(민트초코파)와 사법시험 9수 일화 등 이미 알려진 얘기가 재탕됐고, 검사 시절 밥 총무 얘기와 어제 몇 시에 잤는지 등 신변잡기의 얘기가 주를 이룬 탓이다. 21일 시청자 게시판엔 '역대급 허무한 방송'(늘푸른계*) 등의 비판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유퀴즈'는 시청자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획되고 제작된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한창 국정에 대해 얘기할 시기에 시시콜콜하게 사생활을 들려주고 방송 내용마저 부실해 더욱 시청자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소와 달리 꽁꽁 얼어붙은 방송 분위기도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유재석이 "한편으론 부담스럽기도 하고 저희 입장에선 그렇다"고 어렵게 입을 떼자, 윤 당선인이 "그럼 안 나올 걸 그랬나요?"라며 농담했지만, 경직된 분위기는 쉬 누그러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민 MC'를 향한 '무례 논란'이 불거졌고,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4,000여 개의 글을 쏟아내면서 윤 당선인 방송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화제성을 고려하면 시청률은 평이했다. 닐슨코리아와 TNMS에 따르면 '유퀴즈' 150회 시청률은 4.4%와 3.5%로 각각 집계됐다. 닐슨코리아는 전주(3.8%) 대비 소폭 올랐지만, TNMS는 전주 (3.9%)보다 되레 떨어졌다. TNMS는 "30대 여성의 시청률이 전주 4.6%에서 이날 2.4%로 반토막이 나 전체 시청층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방송 논란의 불씨는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총리의 '유퀴즈' 출연을 타진했지만, CJ ENM이 거부했다는 주장이 이날 제기됐는데, CJ ENM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해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SNS에 글을 올려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 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며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CJ ENM 관계자는 본보에 "내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전달받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 상황에서 최근 '유퀴즈' 연출을 맡아 온 김민석 PD와 박근형 PD가 타 방송사로 이적 준비를 하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윤 당선인 출연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방송가에서 나오고 있다. CJ ENM은 2012년 'SNL코리아'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로 인기를 끌었지만, 정치권의 간섭으로 프로그램을 중도에 폐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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