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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땀을 흘릴수록 시원하다? 아웃도어, 무더위 이기는 신기술로 무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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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컬럼비아 옴니프리즈 제로

4년간 연구 개발 끝에 완성한 첨단 소재 '블루링' 기술… 땀이나 수분을 만나면 옷감 온도를 낮춰서 시원함이 지속하도록 만들어

기존에는 대부분 땀을 빨리 흡수, 마르게 하는 데 집중, 역발상으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

실제 입고 약 6시간 산행을 해 보니, 땀을 흘린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느낌 확연히 달라

아웃도어 분야만큼 R&D가 활발한 곳도 없을 것이다.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지에 따라서 제품 성능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소재를 쓰면 엄청난 로열티를 내야 해서 각 제조사마다 고유의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방수, 투습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고어텍스(Gore-Tex)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서 국내 아웃도어 기업들은 연간 수백억에 달하는 로열티를 내고 있다. 탁월한 보온성에 투습 기능이 뛰어난 폴라텍(Polartec)은 겨울철 아웃도어 의류에 많이 쓰이는데 아직 대안이 없을 정도다. 여름철 의류에는 땀을 빠르게 흡수, 배출해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쿨맥스(CoolMax)가 소재 많이 쓰인다.

자세히 보면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땀에 대처하는 자세다. 산에 오르거나, 트레킹을 하거나, 아웃도어 활동은 대부분 땀을 동반한다. 게다가 요즘처럼 고온 다습한 날씨에는 땀을 비 오듯 흘리기 마련이다. 땀에 옷이 젖으면 몸에 옷이 달라붙으면서 움직임에 많은 제약을 주고 기분도 불쾌해진다. 또 영하의 날씨에 흘리는 땀은 빨리 배출하지 못하면 옷 안에서 얼어붙어 체온을 낮추고 심지어는 저체온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 땀을 내보내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역으로 땀을 이용한 기술이 등장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는 땀이나 수분에 반응하면 온도가 낮아지는 옷감을 개발해 올해 처음 시장에 출시했다. 개발에만 4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만큼 전혀 다른 차원의 소재로 출시 초기부터 반응이 뜨겁다.

버리기만 했던 땀, 이제 재활용하세요


조선일보

컬럼비아의 신제품 '옴니프리즈 제로'를 직접 테스트하는 모습.


컬럼비아가 선보인 신기술은 '옴니프리즈 제로(Omni Freeze ZERO)'. 옷감 안쪽에 '블루링'이라 부르는 반점이 촘촘하게 프린트되어 있는데 여기에 땀이나 수분이 닿으면 옷감의 온도가 낮아진다. 컬럼비아 측이 공개한 자료에는 열화상 카메라로 블루링이 활성화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살펴봤을 때 온도에 확연한 차이가 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험의 결과일 뿐,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을 느껴보기 위해 직접 입고 산행을 나섰다.

경북 구미에 금오산은 해발 900m대로 길은 험하지 않지만, 능선에 오를 때까지 넓게 트인 곳이 없어서 바람이 들지 않아 무척 습하다. 또 한참 남쪽이라 해가 한창인 낮에는 산행 중 땀이 그야말로 쏟아져 내린다. 이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옴니프리 제로를 적용한 컬럼비아 제품을 착용했다. 땀이 많아 한겨울에도 다운점퍼를 입지 않고 산행하는 기자는 이날도 수건을 한 가득 적셔가며 정상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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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프리즈 제로'는 옷감에 블루링이 땀이나 수분과 만나면 반응하면서 옷감의 옷도를 낮춘다./컬럼비아 제공(사진 위)


옷감에 프린트된 '블루링'은 그 이름처럼 푸른색이라서 흰색 등 밝은 색 소재에서는 잘 보이지만 이날 착용한 컬럼비아 부타니스 하프 짚티는 진한 파랑이라서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 중턱에 올라 땀에 가득 젖자 선명한 블루링이 나타났다.

아웃도아 마니아를 위한 이 짚티는 전면과 후면에 옴니프리즈 제로 소재를 사용했고 땀을 많이 배출하는 등판과 등줄기, 옆구리는 발수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썼다. 옴니프리즈 제로의 진가는 땀을 흘린 후에, 또 더울수록 느낄 수 있다. 블루링이 선명이 드러날 정도로 땀에 젖은 곳에 손을 대보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온도가 낮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깨나 팔 윗부분은 열기가 뜨겁게 느껴지는데 땀이 많이 흐른 가슴 쪽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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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의 부타니스 하프 짚티는 부위별로 다른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을 극대화했다.


컬럼비아측은 블루링의 효과를 더 크게 느끼려면 물을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수분에 반응하는(땀은 99% 수분이다) 옴니프리즈 제로의 특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얘기지만, 그렇게 하면 물 때문에 시원하게 느낄 수 있어서 거기까지 테스트해 보지는 않았다. 대신 기존 아웃도어 셔츠를 입었을 때와는 그 차이가 분명했다. 특히 산행을 오래하면 할수록 소재 자체가 주는 쾌적함이 줄어들지 않은 부분에는 큰 점수를 줄만했다.

땀이 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적용 가능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쾌적하게'

옴니프리즈 제로의 장점은 피부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나 작동한다는 것이다. 피부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땀을 배출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땀구멍이 없는 곳이 없으니 당연히 온몸으로 땀을 흘린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땀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컬럼비아는 여기에 착안해 모자와 신발에도 이 소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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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데니오 부니햇은 땀받이에 옴니프리즈 제로를 적용해 많은 땀을 흘려도 착용감이 쾌적하다.


컬럼비아가 여름용으로 출시한 데니오 부니햇은 새털처럼 가볍고 구김에 강한 소재를 사용했다. 또 바람이 통할 수 있게 그물망을 중간에 채용했다. 하지만 이마에서 땀이 많이 나면 이마저도 귀찮다. 그래서 이마와 닿는 땀받이 부분에 옴니프리즈 제로를 적용해 시원한 착용감을 줬다.

아쿠아슈즈인 '파워드레인 쿨(Power drain Cool)'은 계곡이나 트레킹,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무척 반길만한 제품이다. 맨발로 신기 적합한 이 신발은 갑피 안감에 옴니프리즈 제로를 적용해 발에 땀이 나거나 물에 젖으면 착용감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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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아쿠아슈즈 '파워드레인 쿨'은 안감에 옴니프리즈 제로 소재를 사용해 맨발로 신어도 착용감이 쾌적하다.


이 신발을 신고 용문산 줄기에 사나계곡을 걸어봤다. 본격적인 산행에 쓰기에는 무리지만, 계곡에 미끄러운 돌 위에서도 안정감있게 걸을 수 있었다. 특히 깔창과 밑창이 모두 배수력이 좋은 소재로 되어 있어 풋베드를 통해 미드솔로 즉시 물이 빠져나가서 쾌적한 산행이 가능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양말 젖을 걱정할 필요 없이 맨발로 시원하게 신기 적합하다. 더운 날에는 일반 워킹화처럼 쾌적하게 신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쿠셔닝도 갖췄다.

옴니프리즈 제로가 체온을 낮춰주는 마법 같은 기능을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뜨거운 여름, 쏟아지는 땀을 이용해 열을 식히는 것 만으로도 마치 그늘 밑에 잠시 몸을 피한듯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트래블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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